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

[충남일보 이진희 기자]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 기아차,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차 등 5개 국내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기업 모두 분규없이 임단협 협상을 끝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의 임금협상은 지난 7월 마무리됐으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지난 7월부터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지회 조합원들에게 쟁의 지침을 내리고 하루 1시간에서 8시간씩 파업을 벌이는 게릴라성 파업에 고초를 겪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노조원들에게 파업 중 재료 부족, 설비 고장, 각종 불가동 등의 상황이 발생해도 본인 설비 외 다른 설비 작업 금지는 물론 식사 교대도 하지 말 것을 지침을 통해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에는 경기도 판교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한국노총 고무산업노련 산하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동조합(한국타이어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복수노조로 구성돼 있다. 올해 임금협상은 개별 교섭을 통해 진행 중이다.

한국타이어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은 지난 10월12일 기본급 5.0% 인상, 생산격려금 100만원,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동종업계 대비 2배 이상 높은 인상률이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기본급 2% 인상, 생산격려금 50만원 지원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끝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있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의 합의안에 기본급 0.6%와 일시금 200만원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서 이 요구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종업계 대비 2배 이상 높은 인상률을 제시했고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가 한국타이어 노동조합보다 더 좋은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기존 합의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며 노노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타이어 전체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과 인상률도 동종업계 대비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2017년 7100만원에서 2021년 7600만원으로 약 7% 상승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6600만원에서 2021년 역시 6600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넥센타이어는 2017년 6500만원에서 2021년 6600만원으로 1.5%만 상승했다.

한국공장의 수익성 문제 역시 어렵게 작용한다. 한국타이어의 한국공장(대전공장 및 금산공장)은 지난해 총파업 등 영향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게릴라성 파업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누적 이익률 0%를 나타냈다. 글로벌 생산 비중의 약 40%를 담당하는 한국공장의 생산차질과 수익성 하락은 빠르게 해결해야할 난제로 특히 해외로의 수출물량에 상당 부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의 파업 예고도 한국타이어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24일 화물연대는 지난 2020년 도입돼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인 ‘안전운임제’를 영구적 시행을 요구하고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타이어를 제때 출고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어야 했던 한국타이어는 또 다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현 경제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비슷하거나 더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며 “타이어업계도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교체용 타이어 수요 하락 등 불확실성이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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