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이진희 기자] 올해 1월 1.00%였던 기준 금리가 한국은행의 사상 초유의 빅스텝 단행과 6번 연속 금리 인상 단행 등 고강도 긴축에 3.25%까지 치솟았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4월 첫 인상을 시작으로 5·7·8·10월에 이은 여섯 차례 연속 인상이며 이에 따라 금리는 3.25%로 2012년 7월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통위가 지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를 나타낸 이유로는 무엇보다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5.7%로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1월 4.2%로 10월(4.3%)보다 낮아졌지만 7월(4.7%)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다섯 달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최대 1%p까지 벌어진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도 인상의 주요 배경이 됐다.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금리 격차 탓에 환율이 더 오르면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이날 베이비 스텝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스텝만 밟아도 격차는 1.25%포인트로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축소된 것은 최근 1300원대 초중반에서 유지되고 있는 비교적 안정된 원·달러 환율과 아직 불안한 자금·신용 경색 상황,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기준 금리 인상 행진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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