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방향) 백문서(슈라이벤)·조유빈(꽁탱)·김수정(보라달토끼)신유진(하마) 작가. 
(시계방향) 백문서(슈라이벤)·조유빈(꽁탱)·김수정(보라달토끼)신유진(하마) 작가. 

[충남일보 이연지 기자] 청년문화예술커뮤니티 ‘목꼬지’가 지난 21일 이공갤러리에서 개최한 올해 첫 전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계묘년 시작과 함께 담대한 포부를 담아낸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설명해 본다.

우선 백문서 작가는 새로운 도약에 초점을 맞췄다. 평소 포식자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리는데, 그 중 하나인 ‘호랑이’를 담아냈다. 선명한 색채와 더불어 화면 분활을 중시하는 화풍으로 그린 것이 특징이다.

조유빈 작가는 각종 보물들을 그림에 담아냄으로써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으며 작품 밑 보물상자 오브제로 시각적인 효과도 더했다.

김수정 작가는 보라색, 우주, 토끼 등 좋아하는 것을 합친 컨셉으로 구성했다. 작품 속 그려낸 블랙홀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했지만 실제로 관측됐던 것에서 비롯해 영감을 받았다. 특히 우주의 신비로움을 더하고자 글리터를 사용해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신유진 작가는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희생하게 되는 부분이 있고, 이는 자신의 욕망이기 때문에 스스로 목을 매다는 것으로 그려냈다. 평소 그림을 뭉개면서 표현하지만,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려 기존작들과는 다른 변화를 줬다.

(시계방향) 이보라(폴라)·이재광(잔향)·유지원(서린)·김도엽(유수, 모임대표) 작가. 
(시계방향) 이보라(폴라)·이재광(잔향)·유지원(서린)·김도엽(유수, 모임대표) 작가. 

이보라 작가는 형상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 캘리그라피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하는 편으로, 이번 그림은 ‘토끼’에 중점을 두고 글자이면서 동시에 그림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재광 작가는 사람 발자국처럼 보이게 작업을 하고, 새로운 도약인 만큼 거친 뿌리기를 통해 답답한 내면을 폭파시키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더불어 올해는 선택과 집중으로 나아간다는 목적으로, 이에 맞는 에너지를 그려냈다.

유지원 작가는 우울증에서 벗어나 과거를 기록하는 심정으로 그렸다. 검은 바다, 블랙홀 같은 공간에서의 시간이 찰나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곳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표현했다.

김도엽 작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느낀 감정들을 적어냈다. 서울에 올라오면서 들었던 공허함을 하소연 하는 메시지로 담아냈다. 다만, 숱한 과정들 속에서도 결국에는 자신이 지나갈 길이 역사가 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시계방향) 이혜진(감성외계인)·김정근(근이)·이현규(여휘운)·조주현(JOJO) 작가. 

이혜진 작가는 본래 고양이를 주로 그리는데, ‘검은 토끼’에 맞도록 고양이의 몸체에 토끼 모자를 씌우고 신발을 신겼다. 앞으로 뛰어 나가며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점도 하나의 포인트다. 

김정근 작가는 일상을 소재로 한 일러스트를 그린다. 금번 작품은 토끼가 뛰어다니는 이미지가 우리와 닮아있다는 생각과 함께 바쁘게 사는데도 불구, 좋아하는 것들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암시했다. 달빛은 토끼가 원하는 지향점을 상징하며, 울고 있는 토끼는 ‘열린 해석’으로 여지를 남겼다.

이현규 작가는 뒤를 돌아봤을 때 잘 해왔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글로써 표현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목표로 했던 바를 완전히 끝맺을 수 있어 뜻 깊었다고 했다.

조주현 작가는 작품 아래에서부터 위로 시작, 성장, 끝맺음을 표현했다. 한 해를 시직하는 희망찬 느낌, 여러 성장 과정에서의 희망, 꿈꿔왔던 목표를 이뤄내는 모습 등 1년 동안의 기록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시계방향) 박여진(8883)·홍신애(NANA)·남지영(꽃영) 작가. 

박여진 작가는 2023년 전과 후로 인생에 있어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하늘을 가르며 점프하는 토끼의 힘찬 기운을 받는 해가 됐으면 한다는 염원을 담아냈다. 

홍신애 작가는 토끼를 의인화 해 한복과 청사초롱 등 한국 신앙에서의 신성한 영역의 것들을 그려냈다. 부정을 씻긴다는 의미로, 좋은 기운을 가지고 한 해를 출발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남지영 작가는 일정한 프레임 안에 이상적인 세계를 담아낸다. 이번 작품은 프레임 밖 위, 아래로도 네잎클로버가 이어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프레임 밖에서 자신만의 행위,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김도엽 모임대표는 "‘목꼬지’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150명이 모여 천천히, 무너지지 않도록 뿌리를 내리며 성장하고 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서 편하게 등을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주현 전시 기획자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함께 준비해 주신 김도엽, 이재광, 박여진, 조유빈 작가님을 비롯한 참여 작가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올 한 해 힘차게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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