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심영운 기자] 대전시가 최근 강원 강릉시의 물부족 사태와 이상기후 등 영향으로 안정적인 물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수돗물값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고 원수·정수 수질도 뛰어난 데다, 안정적인 물공급이 가능해 가뭄과 단수조치 걱정이 없어서다.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상수도 통계 기준(2023년도) 전국 지역별 수도요금 평균 단가에 따르면 대전의 평균 수도요금은 톤(㎥)당 579원으로 전국 수돗물 평균 단가인 796원 보다 27%나 낮고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식수원인 대청호의 풍부한 수량과 깨끗한 원수, 우수한 정수처리 능력이 결합돼 '수량·수질·가격' 등 3박자를 갖춘 전국 최고 물관리 역량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 대청댐 건설비 분담으로 초저가 원수공급…생산원가 절감

21일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대전의 수도요금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이유로 우선 천혜의 청정 상수원인 대청호와 국내 총저수량 3위 규모인 대청댐(14.9억톤)을 꼽을 수 있다. 금강수계인 대청호는 한강, 낙동강수계에 비해 비점오염원이 적고 철저한 상수원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전국 최고의 원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며(BOD, TP 1a등급-국립환경과학원 2024 4대강 수질평가보고서), 대청댐에 담수할 수 있는 수량도 지난 1981년 댐 가동 이후 현재까지 가뭄이나 용수공급난을 걱정할 필요 없이 풍부하다. 

또다른 이유는 지난 1980년에 준공된 대청댐 건설비용 분담에 따른 초저가 원수공급이다.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조절, 전력생산 등 기능을 갖춘 대청다목적댐은 전국 4대강유역 종합개발(1972~81년) 일환으로 건설됐다. 건설 당시 정부와 협의를 통해 댐 건설비 일부(9%)와 유지관리비를 분담하는 대가로 원수 사용료를 면제받았다. 당시 시행사(현 한국수자원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르면 시는 50년간 댐 건설비를 분납하고(1982~2031, 이후 지분권리취득) 매년 댐 운영관리비만 부담하고 있으며, 수자원공사 댐용수 공급가인 톤당 53원의 약 20% 수준인 톤당 11원에 원수를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값싸고 우수한 원수 품질은 대전 수돗물 공급체계 전반에 걸쳐 생산원가 절감이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깨끗한 원수는 정수처리 과정에서 투입되는 응집제, 분말활성탄, 염소 등 약품의 양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직접적 원인이 돼 생산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낮은 생산원가는 시민들에게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수도요금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 상수도사업본부 철저한 상수원 관리로 전국 최고 수돗물 수질 자랑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대전의 수돗물 수질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인 이유로 철저한 상수원 수질관리와 우수한 정수처리 능력을 꼽았다. 

시는 대청호 상수원 수질관리를 위해 수중 폭기시설 설치·운영, 비점오염원 저감 인공식물섬과 인공습지를 조성해 조류 증식 억제와 녹조 원인을 차단하고 다항목 수질측정기를 설치해 실시간 수질을 감시하는 등 과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최고 수준의 대청호 수질은 혼화, 응집, 침전, 여과, 소독 과정을 거치는 표준 공정방식만으로도 먹는 물 수질기준을 충족하지만, 오존처리(냄새, 미생물 제거)와 입상활성탄 단계(유기물질, 소독부산물 제거)를 추가하는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적극 도입해 맛·냄새를 제거한 고품질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또 미량의 오염 물질과 병원성 미생물까지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 상수원으로부터 각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질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대장균, 납, 알루미늄, 탁도 등 법정 수질관리 항목 60개 보다 더욱 강화된 살모넬라균, 라듐 등 247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특히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국제표준화기구(ISO/IEC)가 인정한 미국 국제숙련도 평가기관이 주관한 ‘국제공인 숙련도 능력 평가시험’에서 8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국제적으로 수질분석 측정 능력을 인증받았다.

◇ 고도정수처리시설 추가 도입 등 미래 위한 투자 확대 추진

이와 함께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안정적 물공급과 중부권 대표 수돗물 생산 공기업으로서 미래를 위한 투자도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하고 있다.

대전엔 도수관, 배수관, 급수관 등 총 3988km 규모의 상수관로가 있으며 고품질 수돗물 공급을 위한 노후 상수도관 개량공사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매년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0km씩 교체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1825억 원을 투자해 총 300km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게 된다.

현재 송촌·월평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총 30만톤)에 더해 오는 2028년까지 1664억 원을 투입해 월평(2단계), 신탄진정수장(1단계)에 고도정수처리시설(총 60만톤)을 추가 도입해 시민 모두가 믿고 마실수 있는 수돗물 공급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진, 붕괴 등 대규모 사회재난에 대비하고 안정적 원수 공급을 위해 민선 8기 들어 이장우 시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대청호~중리취수장까지 일 취수량 105만톤, 총연장 4.7㎞의 기존 노후 시설물을 대체할 '제2 취수탑·도수터널 건설계획' 방침을 수립하고 오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긴급재난용 병입수돗물을 타 지자체에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일 강릉시 가뭄 구호에 1.8L 8000병을 지원한 데 이어 18일 1만2000병을 추가 지원하는 등 최근 5년간 경북, 경남, 충남의 산불·가뭄·호우피해지역에 대해 병입수돗물을 지원해 왔다.

이종익 본부장은 “깨끗하고 풍부한 대청호 원수를 바탕으로 철저한 수질검사와 체계적 정수처리과정을 통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전국 최고 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대전시민 뿐만 아니라 인근 세종시·계룡시·청주시(일부지역)에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전국 최고 수준의 안정적 물관리 능력을 발전시킴은 물론, 대전 수돗물의 우수성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넓혀 신뢰성과 음용률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원인 대청호로부터 원수를 취수해 일일 최대시설용량 135만톤의 수돗물을 송촌정수사업소(30만톤), 월평정수사업소(60만톤), 회덕정수장(15만톤), 신탄진정수사업소(30만톤)에서 정수처리한 후 가정과 공단에 생활용수(먹는물)와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 세종시엔 하루 8만2000톤, 계룡시엔 일 1만7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부턴 청주시 현도일반산업단지에 연간 146만톤을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