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리즈] 충남도청 이전 12년 내포신도시 현주소

中= 문제점

2024-12-19     우명균 기자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부지.(사진= 이잎새 기자)

[충남일보 우명균 기자] 지역 경제는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면 부동산 경기 역시 연동되면서 활황을 맞지만 경제가 침체 되면 건설 경기와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도 얼어 붙는다.

내포신도시 부동산 경기는 도청 이전 12년이 됐지만 예나 지금이나 ‘찬바람’을 맞고 있다. 4년 전 혁신도시 지정으로 인해 잠시 반짝 살아났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주 인구는 적은데도 불구하고 아파트는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형국이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으로 인해 아파트나 상가의 거래가 뜸해지면서 경기는 바닥권이다. 10년 전 아파트 시세가 지금과 비슷하고 심지어 당시 분양가를 밑돌 정도로 심각하다.

내포신도시 한 아파트의 경우 34평 형의 매매가가 지난 2015년에 2억 원이었지만 2024년 현재 비슷한 가격인 2억 원 정도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 30평 형의 매매가는 지난 2018년에 2억 3000만 원이었지만 최근 2억 2000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과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지인들이 투자를 했지만 과잉 공급으로 인해 분양가 이하로 부동산가에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상가의 공실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같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것은 인구 유입을 유인할 만한 정주 여건과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방증이다. 그 원인으로 우선 수도권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내포신도시가 220만 도민들의 열망으로 4년 전 어렵사리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담보돼야 할 공공기관 이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최근 또다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혁신도시 성과평가 및 정책방향 연구’ 용역을 당초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 11월 14일까지 1년 동안 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가 최근 내년 10월 31일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공고를 냈다.

현 정부가 이전 계획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희망고문’으로 끝난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무산의 전철을 되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 정국 혼란으로 1년 더 미뤄진 공공기관 이전의 향배를 가늠키 어렵게 됐다.

내포신도시 종합병원 부지.

내포신도시 종합병원 건립 문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에 따르면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했던 명지의료재단은 현재까지 의료용지 매입 계약금과 중도금(3차) 195억 7400만 원을 납부했으나 지난 5월 11일까지 납부해야 했던 4차 중도금 53억 3700만 원은 미납 상태다.

중도금 납부 약정 기일 6개월이 지나고 납부 최고 2회(각 14일) 이후에도 중도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 해제 대상이 된다. 충남도는 해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도가 직접 투자해 1단계로 소아 진료 중심 특화병원을 건립·운영하고 2단계로 중증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종합병원은 투자 유치를 하더라도 도비 1000억 원 이상 지원과 개원 이후 운영비 지원이 불가피함에도 의료적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도에서 직접 짓고 신뢰할 만한 대학병원으로 하여금 운영케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신도시 KBS충남방송국 건립 부지.(사진= 이잎새 기자)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방송국이 없는 충남의 방송 송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내포신도시 KBS충남방송국 건립 역시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

올해 초 KBS측은 충남도에 “미래비전에 충남방송국 건립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고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지만 제자리 걸음만 걷고 있다. 충남도측은 최근 KBS 신임 사장이 취임한 만큼 재논의에 들어가 방송법 시행령 개정과 수원연수원 매각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남도의회 이상근 내포신도시 완성 추진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홍성1·국민의힘)은 내포신도시 발전과 관련해 “내포신도시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현실을 보면 도로, 주거, 문화, 복지, 체육시설 등 정주 여건 개선이 매우 시급하다”며 “이에 따라 인구 유입은 물론 도시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 충남도가 내포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