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규의 쉼]태안 만리포해변과 천리포수목원 | 바다는 오늘도 쪽빛 노을 비단을 층층히 감고 있다 Scenery of korea

드론촬영(Drone shot 4k UHD Welcome-fly)

2025-04-30     이순규
  • 2025 태안 방문의 해 홍보 콘텐츠,  충남관광콘텐츠, 태안한달살기
  • 지생쳅터 00:00 타이틀 및 만리포해변 03:21 천리포수목원
  • 촬영후기와 소개
    1년여 만에 다시 만리포와 천리포 해변을 찾았다. 이번에는 한달살기 일환으로 일주일 기간 방문하는 일정이다. 오늘도 역시 뿌연 날씨의 시작으로 아침 일찍 만리포 등대로 향했다. 일출 전이라 그런지 아직 갈매기 떼도 조용하다. 낮에 촬영을 하다보면 갈매기의 텃새로 혼란스러워 이 시간이 괜찮을까 싶었지만 변함없이 괭이갈매기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물러나기를 강요한다. 서서히 아침 해가 바다를 비추며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든다. 멀리 만리포 전망대가 새로운 명물로 빨간등대와 함께 바다를 바라본다. 옥빛 바닷물결을 비단처럼 휘감는 모습은 언제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만리포에서 머무는 4박 5일은 해변 바로 옆 오션뷰가 일품인 펜션에 여장을 풀고 물리도록 파도와 석양을 보고 있으니 더 바랄 게 무엇이 있을까. 박미라님의 만리포연가와 젊은 시절 발표한 나의 시 천리포 해당화를 소리 없이 되뇌어 보았다.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천, 변산해수욕장과 함께 손꼽히는 곳으로 백사장 길이 약 3km에 20만㎡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고운 모래로 백사장이 넓고 경사가 완만할 뿐만 아니라 수심이 얕아 가족 단위의 해수욕장으로 사랑 받고 있다. 또한 밀썰물의 차와 조류 변화가 심한 편이어서 오히려 파도를 타는 윈드써핑객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음 날 오전 천리포수목원으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단체 시니어 관광객들과 학생들이 줄줄이 매표소 앞 줄을 지으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서해안의 푸른 보석 천리포수목원이라는 큼직한 입간판이 인상 깊게 눈에 띄었다. 수목원에는 푸른 초목과 함께 철쭉, 목련, 튤립 등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제법 몸을 살랑이고 걷는 이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오전 아침 해가 눈 부신 시간, 수목원의 다양한 초목과 꽃들이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가고 있었다.

    * 현장 설명과 촬영에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신 천리포수목원 홍보팀 관계자 여러분께 본 지면을 통해 깊이 감사드립니다.(수목원 홈페이지 https://www.chollipo.org/)
     
  • 만리포 연가 / 박미라
    멀어서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마른 모래 바람이 가슴을 쓸고 가는 날이면
    만리포 바다를 보러 오시라
    오래된 슬픔처럼 속절없는 해무 속에서
    지워진 수평선을 가늠하는 붉은 등대와
    닿을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하다고
    아득히 잦아드는 섬이 있다
    누군들 혼자서 불러 보는 이름이 없으랴
    파도 소리 유난히 흑흑 대는 밤이면
    그대 저린 가슴을 나도 앓는다
    바다는 다시 가슴을 열고
    고깃배 몇 척 먼 바다를 향한다
    돌아오기 위하여 떠나는 이들의 눈부신 배후에서
    고단한 날들을 적었다 지우며 반짝이는 물비늘
    노을 한 자락을 당겨서 상처를 꽃으로 만드는 일은
    아무렴, 우리들 삶의 몫이겠지
    낡은 목선 한 척으로도
    내일을 꿈꾸는 만리포 사람들
    그 검센 팔뚝으로 붉은 해를 건진다
    천년 전에도 바다는 쪽빛이었다.
     
  • 천리포 해당화 / 이순규
    그리움이 마르고 나서야 꽃은 핀다지
    어디 그리움 없는 꽃 있으랴
    사철 한가운데 꽃대를 세우고
    더운 여름을 끌고 가던 당신께서
    보고 싶다던 저 바다에 이르지 못했는데
    남들 모두 그 바다에서 돌아오는데
    꽃은 더 붉어 무엇하나요
    소낙비로 갈라진 계절을 묶고
    손매무시 한 다발씩 강물 되어
    바다로 가셨나요
    그래서 바다에 가면 당신만큼
    내가 앓는 소리를 내는 건가요
    그랬습니다 오래전 당신 울음이
    서해에도 붉게 번지던 꽃
    천리포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신두사구 사막에서 아직 다하지 못한
    너무 이르게 피고 진 뽀얀 얼굴
    철렁거린 꽃 달고 흔들리던 깃발
    당신은 꽃이었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