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석 달 만에 반등... 배추·돼지고기 등 식재료 가격 ‘적신호’

농축산물 중심 상승폭 확대 폭염·폭우 영향 이어질 가능성 高

2025-07-22     이승우 기자
6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폭염과 폭우, 국제 유가 변동 등으로 인해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승우 기자)

[충남일보 이승우 기자] 배추와 돼지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6월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해 식자재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 기준 100)로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과 5월 각각 0.2%, 0.4% 하락한 이후 세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이전 단계인 기업 간 거래 가격을 의미하며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0.6% 올라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축산물은 2.4%, 농산물은 1.5% 상승했다.

세부 품목에서는 배추가 31.1% 폭등했고 돼지고기(+9.5%)와 달걀(+4.4%), 쌀(+3.4%)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물오징어(-36.3%)와 고등어(-27.6%) 등 일부 수산물은 하락했다.

공산품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 가격이 0.6% 하락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이 1.2% 오르며 상쇄됐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문은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2.4% 내려 0.1% 하락했다.

서비스 부문은 금융·보험(+2.5%)과 부동산서비스(+0.2%) 가격이 올라 전체적으로 0.3% 상승했다. 금융업 중에서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10.8%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특수분류별로 보면 식용 농림수산품과 가공식품을 포함한 식료품은 0.4% 상승했고 석유제품 등을 포함한 에너지는 0.2%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기타 품목은 0.1% 상승했으며 신선식품은 1.4% 하락했다. 정보기술(IT) 관련 품목은 0.2% 떨어졌다.

생산자물가 외에 수입품을 포함해 측정하는 6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원재료(-4.1%), 중간재(-0.3%), 최종재(-0.1%) 등 생산 단계별 주요 지표가 모두 내렸고 이는 환율 하향 안정 영향으로 해석된다.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3% 하락했으며 공산품(-0.5%)은 내리고 서비스(+0.2%)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생산자물가 전망도 밝지 않은 것로 나타났다. 생산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6월 두바이유는 전월 대비 8.7% 상승했고 7월 들어서도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모두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원재료 수입가격과 전반적인 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7월 주택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된 점은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 상승이 일부 상쇄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계 한 전문가는 “배추는 고온과 병해로 작황이 부진했고 돼지고기와 달걀도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며 “7월 들어 폭염과 폭우가 겹치며 농림수산품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 역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