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산초 외 4개교, SPC 구조 악용… "충남도교육청 방조 속 중소건설사 연쇄 도산”

세종텔레콤·두원이엔지·동문건설 참여 SPC, 태정건설에 52억 미지급… 경남토건 부도, 영화산업개발 회생 신청 등 연쇄 피해 감사원·금감원·국민권익위 등 전방위 감사 촉구

2025-07-31     차지현 기자
현재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공사중인 천안시 직산초등학교.

[충남일보 차지현 기자] 충남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그린스마트미래학교’ BTL(임대형 민자사업) 사업에서, 실질 시공사였던 지방 중소건설사가 대금 미지급과 계약 해지로 인해 줄줄이 도산하면서 SPC 구조의 악용과 충남도교육청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동시에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사업을 맡은 SPC인 ‘충남직산초이삼공일(주)’는 세종텔레콤, 두원이엔지, 동문건설 등 7개 대형사들이 출자해 설립됐으며, 대표는 장문혁 씨다. 이 SPC는 전체 공사의 57%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태정건설(주)에 52억 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 인해 충남 아산에서 30년간 운영된 건설사 ‘경남토건(주)’가 2025년 5월 12일 부도 처리, 이어 26년 업력의 예산군 소재 영화산업개발(주)도 7월 28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중소건설사들의 연쇄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SPC 구조 하에서 시공사는 모든 위험을 부담하는 반면, 출자사들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SPC는 2차 시공사였던 태정건설을 배제한 후, 3차로 삼흥종합건설(주)과 새롭게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자 책임 면책 조건이 계약에 포함된 정황과 함께, 실적 확보용 계약에 그치고 실제 공사는 방기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태정건설은 “삼흥과 체결된 계약은 사실상 형식적인 명의만 바꾼 것이며, 충남도교육청이 이를 알면서도 묵인·방조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23일, 동남경찰서 출석 중 SPC 장문혁 대표는 “태정건설이 기성청구에 도장을 안 찍어 동문건설로 청구해야 했다”고 진술했으며, 정당한 절차 없이 7월 기성대금을 강행 지급한 정황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3차 계약사인 삼흥종합건설이 7월 25일에야 정식 계약된 점을 감안할 때, 해당 지급이 법적 근거 없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감리단, SPC, 주간사 키움투자자산운용(주), 대주 NH농협은행(주)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감사원, 금융감독원,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의 면밀한 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은 출자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중소 시공사는 모든 위험을 떠안는 SPC 구조의 병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교육청의 무관심과 방조, 금융기관의 묵인 아래 구조적 부실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