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입법·예산전쟁' 앞두고 무쟁점 법안 先처리 모색

與, 쟁점법안 필버 우려에 "합의법안 먼저"…13·27일 본회의 추진 국힘도 '민생법안'은 협조 방침…반도체법·항공법안전법 등은 이견

2025-11-09     한내국 기자
국회 본회의.[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한내국 기자] 여야가 본격적인 입법·예산 전쟁을 앞두고 이번 달 본회의에서 무(無)쟁점 법안 처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안을 비롯한 개혁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본격적인 대결을 벌이기 전에 이른바 민생 법안 우선처리를 위해 13일과 27일 본회의를 열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 100여개 중 여야 합의가 이뤄진 무쟁점 법안을 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여야가 합의한 법안 처리에는 반대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반도체특별법 등을 놓고서는 여야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다 국민의힘은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기습적으로 쟁점법안을 상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추진의 대표적인 무쟁점 법안으로는 철강 산업 지원을 위해 여야 의원 106명이 공동발의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등이 거론된다. K-스틸법은 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관건은 민주당이 민생법안으로 보는 반도체특별법, 항공안전법 등이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자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반도체특별법 제정안은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담고 있으나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빠진 상태다.

민주당은 산업계 지원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합의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자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이 두 법안은 지난 4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지난 6일 법제사법위에서 처리한 항공안전법에 대해서는 위헌 판결을 받은 대북전단법과 같은 법이라며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본회의 개최 방침에 크게 반대하지 않고 있다.

특히 13일 본회의에 대해서는 법사위에 법안 100여건이 상정돼있는 만큼 개최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합의되지 않은 법안에 대한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는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은 우선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시간 제한 예외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반도체특별법 처리는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특별법의 핵심이 주 52시간 예외인데 이를 뺀 특별법은 산업 지원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어서다.

다만 당내와 산업계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이 시급한 만큼 세제 지원 등이 포함된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이후 주 52시간 관련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됨에 따라 여당과 협의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또 자당이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으로 규정한 항공안전법 개정안 역시 본회의에서 통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는 이유다.

대신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 처리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시작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본회의 쟁점 현안에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13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체포동의안)를 보고하고 27일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표결은 지난 9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마찬가지로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에 맡길 가능성이 있지만 국민의힘은 원내 의견 수렴 후 표결 여부 등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현재 민주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