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마지막까지 최선 다해 시험 치르길" 대전·세종 고사장 긴장감 속 따뜻한 응원 물결

2025-11-13     이연지 기자
13일 제27지구 제8시험장인 동대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게시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이연지·김현수·이승우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대전과 세종 각 고사장 곳곳에서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대전 제27지구 제8시험장인 동대전고등학교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책가방을 둘러멘 학생들은 부모님, 친구들의 응원을 받고 씩씩하게 시험장으로 향했다.

이후 입구에 걸려 있는 시험실과 배치도를 본인의 수험표와 꼼꼼히 대조한 후 시험을 치르러 들어갔다.

13일 제27지구 제8시험장인 동대전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윤근호 기자)

응원을 위해 시험장을 찾은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도 입실하는 이들에게 일일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자녀와 포옹을 나누고 뒷모습을 바라보던 최 모 씨(50)는 "애가 타지만 부담 주지 않으려 덤덤히 응원해 줬다"며 "많이 노력해 온 걸 잘 알고 있다. 아이가 웃으면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13일 제27지구 제17시험장인 유성고등학교 정문 앞에 경찰관과 감독관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제27지구 제17시험장인 유성고등학교 정문도 해가 완전히 뜨기 전부터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수험생들은 두툼한 패딩 차림을 한 채 분주히 걸음을 옮겼다. 이내 가족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친구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문제 풀고, 끝난 뒤에 보자"고 말을 남기고선 유유히 걸어가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부모들은 멀찍이서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잘 보고 오라"며 배웅했고,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김선영 유성경찰서장(뒤쪽 교문 앞 가운데)을 비롯한 유성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유성 모범운전자회가 수험생들의 안전한 입실을 위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제27지구 제18시험장인 노은고등학교 앞은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숨결로 가득찼다. 

두꺼운 코트를 여민 채 서 있던 박 모 씨(25)는 동생에게 초콜릿을 건네면서 "이거 먹고 마음 편히 들어가라"며 등을 두드려줬다. 

김선영 유성경찰서장도 일찍부터 나와 수험생 동선을 점검하고 교통 혼잡을 살폈다. 김 서장은 "1년에 한 번 있는 중요한 날인 만큼, 아이들이 안전하게 입실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모두가 평소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성 모범운전자회도 현장 지원에 나섰다. 회원들은 차가 많은 출근 시간대에도 차량 정리와 보행 안전을 도왔다. 모범운전자회 관계자는 "매년 배치되는 학교가 달라지지만, 수능날은 늘 같은 마음"이라며 "부모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응원한다"고 했다.

이후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온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긴박해졌다. 늦게 도착한 학생이 달려오자, 주변에서는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5분 남았다"며 격려가 터져 나왔다.

13일 세종 제29지구 제1시험장인 보람고등학교 정문 앞. 수험생들이 시험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이승우 기자)

같은 날 세종 제29지구 제1시험장인 보람고등학교에도 발길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긴장한 탓인지 굳은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서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영어 볼 때 자면 안 된다", "수학만 잘 보면 돼"라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입장하는 수험생들도 보였다.

또 자녀들이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동안 같은 자리에 서서 떠나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아들의 손을 꼭 잡은 김 모 씨(48)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도시락을 챙겼다. 오늘만큼은 아이보다 제가 더 떨린다. 수험표 잃어버릴까 봐 가방만 열 번은 확인한 것 같다"며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