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세계 최초 100m 암반 지중 자기장 통신기술 개발

지중 100M 무선통신 성공...지하 재난대응 적용

2025-11-13     김현수 기자
세계 최초로 100m 지중 자기장 통신 기술을 개발한 ETRI 연구진인 (왼쪽부터)김장열 박사, 이현준 박사, 조인귀 박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ETRI)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세계 최초로 1m 직경의 송신 안테나와 수 cm급 수신 안테나를 이용해 광산 지중 100m 거리에서 음성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자기장 지중 통신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무선이 닿지 않던 지하 공간에서 음성 송수신이 가능함을 확인한 셈이다. 이에 따라 본 기술은 향후 구조·군사 작전·지하공동구 안전관리 등에 적용이 기대된다.

특히 연구진은 지중 통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석회암 암반 환경에서 이루어진 시험 결과로, 재난 구조 및 군 작전 등 지하 공간 통신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성과로 평가된다.

지하 광산은 신호 감쇠가 매우 심해 기존 무선통신 기술로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ETRI는 지중 매질에서 자기장이 안정적으로 전달되는 특성에 주목하여 저주파 자기장 기반 통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직경 1m의 송신 안테나와 수 cm급 소형 자기장 센서의 수신 센서, 약 15kHz의 주파수, 그리고 음성 통신이 가능한 수준인 2~4 kbps의 데이터 속도로 통신을 구현해 냈다.

연구진은 광산 입구(지상)와 지하 5단(지중) 사이 직선거리 100m 구간에서 양방향 통신 시험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 수십 m급 해외 연구를 뛰어넘는 세계 최초 실증이다.

이번 성과는 광산 붕괴 사고 등 지하 재난 상황에서 매몰자와 구조팀 간 통신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지하 공동구·가스관·송유관 등 지하매설 기반시설의 재난 대응, 지하 벙커 환경에서의 군 작전 통신 연속성 확보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ETRI는 향후 스마트폰 등 개인 단말과 연계한 기술 확장을 추진 중이며, 지상·지중을 연결하는 통신 중계(AP)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술은 통신 분야 국제 학술지 IEEE IoT Journal에 게재됐으며, 송수신기·안테나·저주파 모뎀·대역폭 확장 기술 등 핵심 요소에 대해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SCI 논문 12편과 국제학술대회 발표 2건, 국제 특허 8건 및 기술이전도 했다.

ETRI 전파원천연구실 조인귀 책임연구원은 “생활 무전기도 닿지 않는 지하에서 통신에 성공한 만큼, 광산 사고 시 구조 활동의 통신 단절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ETRI 박승근 전파연구본부장도 “광산뿐 아니라 터널, 지하시설, 해양 굴착, 국방 등 극한 환경에 필요한 혁신 기술”이라며 “신뢰성 높은 통신 수단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