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2025 융합연구 브릿지’ 통해 연구 협력 생태계 구축

과학기술·사회·연구 생태계의 경계를 허무는 ‘RE:BRIDGE’

2025-11-13     김현수 기자
13일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특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가 13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1층 대강당에서 연구 생태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2025 융합연구 브릿지’를 개최했다.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번 모임은 국내 출연연과 산·학·연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졌다.

올해 처음 시작된 이번 행사의 주제는 ‘RE:BRIDGE’로 흩어져 있던 분야와 연구자들을 다시 연결하고 융합연구의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연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AI·디지털 전환으로 연구 방식이 근본적으로 재구조화되는 가운데 NST는 융합연구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공간 전체에 녹여냈다.

행사는 이독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을 맡았으며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오프닝 공연을 통해 연구자의 정체성과 경계에 선 과학자의 불안과 호기심을 극적으로 표현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연구는 때로 전문성과 불확실성, 기쁨과 고민이 교차하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대신 말해주는 공연이었다.

이어 특별 강연을 맡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새로운 발견은 언제나 경계 위에서 시작된다”며 “융합의 필요성을 인간의 진화와 지성의 역사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에 창의성과 혁신이 ‘분야 간 연결 능력’에서 나온다”며 “데이터·뇌과학·철학·공학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경계를 넘어 질문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왼쪽 2번째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관영 단장, 한국기계연구원(KIMM) 이대훈 단장, 한국핵융합연구원(KFE) 윤정식 단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김휘동 선임연구원이 융합연구 토크콘서트에 패널로 참석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이후 토크콘서트에서는 융합연구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관영 단장, 한국기계연구원(KIMM) 이대훈 단장, 한국핵융합연구원(KFE) 윤정식 단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김휘동 선임연구원이 참여해 연구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다. 각자의 전문 분야는 달랐지만,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와 만나는 순간이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행사장 곳곳에는 NST 융합연구 과제의 성과를 소개하는 갤러리와 포스터 세션도 운영됐다. 연구자들은 서로의 연구 진척을 확인하고, 협업의 단서를 찾으며 자연스레 ‘연결의 순간’을 만들었다. 프로필 사진 촬영, 공연,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 연구자 친화형 이벤트도 더해져 행사 분위기는 딱딱함보다 생동감이 더욱 짙었다.

김영식 NST 이사장은 “융합연구는 미래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행사가 새로운 협업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구가 사회 문제 해결의 중심축임을 다시 한 번 짚으며 연구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025 융합연구 브릿지’는 기술 환경·정책·사회 시스템 전반이 흔들리는 시대에 과학기술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연구자가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집단적 고민의 장이었다. 연구자 간의 연결은 결국 국가 연구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NST는 이번 행사를 시작점으로 융합연구의 연속성과 성과 확산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늘의 대화가 내일의 연구를 바꾸고 서로의 인사이트가 또 다른 연구의 불씨가 되는 것처럼 ‘RE:BRIDGE’는 한국 융합연구 문화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미래는 더 이상 단일 분야의 지식으로 발전하기 어려워진 단계에서 연구자가 서로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함께 개척해 나갈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