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일자리 13만5000개 사라졌다’... 임금근로 일자리 증가, 60대 ‘버팀목’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증가 폭 11만1000개... 역대 두 번째 작은 규모 20대 이하 제조·건설·정보통신 감소

2025-11-18     이승우 기자
임금근로 일자리수가 증가한 가운데 20대와 고령층의 구조가 엇갈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충남일보 이승우 기자] 올해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소폭 늘었지만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으로 줄어들며 고용 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

국가데이터처가 1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95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만1000개 늘어나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0.5%에 그쳐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작은 증가 폭이다.

올해 1분기 증가분이 1만5000개로 이미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회복 탄력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의 일자리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30세 미만인 20대 이하 일자리는 1년 사이 13만5000개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30대 일자리는 7만6000개 늘어나 증가 그룹에 속했다. 같은 청년 범주 안에서도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20대와 경력 초기 단계인 30대의 고용 사정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20대 이하 일자리 감소는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 연령대는 제조업에서 2만2000개, 정보통신에서 2만1000개, 건설업에서 2만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건설과 제조 같은 전통적인 남성 청년 일자리 중심 업종이 동시에 위축되고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일부 대형 기업의 구조조정 이후 신규 채용이 지연되면서 청년층 흡수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0대에서도 8만 개 일자리가 줄어 생산가능 인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연령층의 고용 기반이 약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다만 60대 이상 일자리는 23만5000개 늘어 2분기 전체 증가분을 사실상 떠받쳤다. 50대에서도 1만5000개 늘어 중장년층 고용은 상대적으로 방어된 모습이다.

세대별로 일자리 증감 방향이 갈리면서 청년층과 고령층 사이 고용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도 확인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고용을 견인해야 할 건설·제조업 부진이 청년 일자리 감소와 맞물려 있다.

2분기 건설업 임금근로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14만1000개 줄어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도 1만3000개 감소해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일자리가 줄었다.

제조업 안에서는 금속가공, 섬유제품, 기계장비 등 전통 제조업종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자동차, 기타 운송장비, 식료품 등 일부 업종은 증가했다. 다만 증가한 업종이 줄어든 업종을 보완하기에는 규모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대로 일자리가 늘어난 산업은 보건·사회복지, 협회·수리·개인 서비스, 전문·과학·기술 분야였다. 보건·사회복지는 13만4000개, 협회·수리·개인은 3만 개, 전문·과학·기술은 2만8000개 일자리가 각각 증가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 분야는 통계 작성 이후 빠짐없이 일자리가 늘어난 업종으로, 60대 이상 일자리 확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구조적 흐름에 대해 우려와 과제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경제계 한 전문가는 “분기별로 임금근로 일자리가 늘고는 있지만 증가 폭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20대 이하와 40대에서 일자리가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노동시장 체력 약화 신호”라며 “청년층 진입 기반이 무너지고 생산 가능 인구의 중심축인 40대가 후퇴하면 중장기 성장률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60대 이상과 보건·사회복지업이 일자리 증가를 견인하는 구조는 고령층 중심 고용 확대로 해석될 수 있지만 청년층의 제조·건설·디지털 기반 일자리가 축소되는 흐름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