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폐수에서 구리 회수하는 흡착제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재우 박사 연구팀 성과

2025-11-20     김현수 기자
3D 고밀도 아민 밀리캡슐(DMC)의 내부 기공구조의 곡률에 따른 제어된 결정형성 메커니즘. (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재우 책임연구원, 정영균 연구원, 이윤 학생연구원)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폐수에서 구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재우 박사 연구팀이 복잡한 조성의 산업폐수에서 구리를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에너지 산업의 핵심 금속으로 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한정된 매장량과 불안정한 공급망으로 회수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구리를 회수할 수 있는 기존 공정은 고비용·복잡한 조건으로 대규모 적용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간단한 공정의 흡착 기반 기술이 주목받았지만, 이 기술 역시 흡착 방식의 낮은 용량 및 선택성으로 근본적 한계가 존재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성능이 낮은 흡착제를 쓸 수밖에 없었고 잦은 교체로 인한 비용 발생은 효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높은 성능을 가지면서도 간편하게 회수할 수 있는 새로운 흡착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표면에서만 금속이 붙는 기존 흡착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구리 이온이 캡슐 내부로 들어와 머무르고 자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진은 구리 이온이 2차원 표면에서 3차원 결정으로 자라나는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 과정을 그대로 구현하는 ‘구리 재배 캡슐’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쌀알 크기 캡슐 내부에 3차원 방사형 구조를 다층적으로 배치해, 구리 이온이 빠르게 흡착된 뒤 캡슐 안에서 구리 결정으로 성장토록 유도한 것이다.

그 결과 이 캡슐은 기존 소재 성능 대비 약 2배 향상된 흡착용량 1602.3mg/g을 기록했다. 또 7회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 저하는 6.4% 이내 50일 연속 운전에서도 구조적 및 기능성 안정성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본 기술은 복잡한 산업폐수와 전자폐기물에서 구리만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어 급증하는 구리 수요 속에서 안정적인 자원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고내구성·고선택성 회수 공정을 구현하며 반복 재생이 가능해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최재우 책임연구원.

최재우 박사는 “캡슐 내부에서 성장한 순도 높은 구리 결정은 촉매·전극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활용될 수 있어 단순한 오염 제거를 넘어 폐수를 자원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순환 시스템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영균 연구원.

정영균 박사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도금, 금속가공 등 여러 종류의 복합 폐수를 대상으로 적용성 테스트를 진행해 소재 성능을 더욱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지난달 1일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퍼지트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