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급등 속 생산자물가 두 달째 상승... 환율까지 ‘이중 압력’

메모리반도체 중심 공산품 강세 농림수산품 하락 불구 전체 지수 0.2%↑ 국내공급물가·총산출물가 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

2025-11-23     이승우 기자
반도체 가격과 환율의 상승이 지속된 영향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사진=이승우 기자)

[충남일보 이승우 기자] 반도체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동반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2020년=100)로, 9월 대비 0.2% 상승했다. 9월 0.4%에 이어 연속 상승한 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올라 상승 폭이 확대됐다.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지만 공산품과 서비스 상승 폭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세부적으로 농림수산품이 4.2% 하락했으며 시금치(-47.5%), 배추(-26.1%), 돼지고기(-14.2%) 등 주요 품목 가격이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명절 수요가 사라지고 기상 여건 개선으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공산품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3.9%), 1차금속제품(+1.3%)이 오르며 전체적으로 0.5% 상승했다.

특히 플래시메모리(+41.2%)와 D램(+28.1%)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IT 수요 회복과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금괴(+13.3%), 물오징어(+18.5%) 등 일부 품목도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자물가도 금융및보험서비스 2.9%, 음식점및숙박서비스 0.5% 상승으로 전체 0.5% 올랐다. 증권 위탁매매수수료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0.6% 하락했다.

국내 공급 물가도 오름세가 확대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하며 작년 4월(+1.0%)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더불어 원재료(+1.5%), 중간재(+1.0%), 최종재(+0.3%)가 모두 오르며 전반적인 가격 압력이 높아진 모습이다.

국내 출하와 수출품을 모두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1.1% 상승했다. 지난해 4월(+1.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공산품이 1.9%, 서비스가 0.5% 올랐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환율 상승이 수입·수출 가격에도 영향을 주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다만 “11월에는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인하와 여행·숙박 수요 둔화 가능성이 있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반도체·금속 등 공산품 가격 흐름과 환율 변동이 물가 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