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방황하는 소년 샤이, 부싯돌을 챙겨 떠나다
샤이/ 맥스 포터/ 다산북스/ 168쪽
2025-11-24 충남일보
샤이는 고작 열여섯 살의 나이에 이미 인생의 막다른 곳에 섰다. 두 번 퇴학당하고 열다섯 살에는 생애 처음으로 체포 당하며 문제아로 낙인 찍힌 그는 '라스트 찬스'라는 이름의 대안학교에서 생활하게 된다.
마지막 기회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대안학교에서조차 적응하지 못하면 더는 갈 곳이 없지만, 샤이의 마음에는 여전히 자기 삶에 대한 환멸과 폭력성, 불안과 수치심이 가득하다.
결국 라스트 찬스를 떠나기로 한 샤이는 부싯돌로 가득 찬 배낭을 메고 몰래 빠져나간다. 그는 배낭을 짊어지고 물에 들어가 세상을 등질 마음으로 연못을 향해 걸어간다.
영국 작가 맥스 포터의 소설로, 방황하는 소년 샤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불안과 결핍을 조명했다. 영화배우 킬리언 머피가 제작에 참여하고 주연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티브'의 원작이다.
때로는 짧게 끊어지다가 때로는 몇 쪽에 걸쳐 마침표 없이 문장이 계속 이어지는 등 독특한 리듬감으로 집필됐다.
출판사 편집자이기도 한 맥스 포터는 맨부커상(현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영국에 번역 출간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채식주의자' 샘플 번역본을 읽은 뒤 번역 출간을 추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