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산업화를 이룬 만큼 시대에 뒤떨어진 '애물단지'를 많이 안고 있던 영국 런던이 도시재생을 통해 면모를 일신한 과정을 살펴본다. 런던의 도시재생은 도시사회학자이자 건축가인 저자의 영국 런던정경대학 박사학위 연구주제이기도 하다.

런던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쇠퇴하고 낙후한 시설과 지역을 개선하고 템스강을 경계로 한 남북의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950년대부터 일련의 도시재생사업에 착수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템스강변의 경관을 해치는 골칫덩어리가 된 '사우스 뱅크' 지역, 오랫동안 방치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 런던에서 가장 추한 지하철이라는 오명을 얻은 '런던브리지역' 등 템스강 남쪽 낙후지역의 재생 과정을 알아보고 이 지역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거듭났는지를 돌아본다.

런던이 남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펼친 도시재생사업의 기준은 '공공공간', '보행 중심', 그리고 '시민'이었다. 템스강 북쪽의 가장 부유한 지구와 남쪽의 가장 가난한 지구를 '밀레니엄 브리지'로 연결함으로써 세인트폴 대성당과 테이트 모던을 하나의 도보 권역으로 묶고, 세인트폴 대성당 뒤편의 파터노스터 광장도 역사적 맥락과 조화를 이루며 열린 공공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195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건축 사조인 브루털리즘과 그에 대한 비판에 맞선 주상복합 '브런즈윅 센터'는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전이 더 기대되는 '킹스 크로스'는 영국 도시재생이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함축하는 프로젝트로 영국다운 도시재생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런던의 도시재생은 현재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처음에는 '점'에 불과했던 파괴된 건축물의 복원은 런던의 동서남북으로 뻗어 나가는 하나의 '선'이 되고 런던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하나의 도보 권역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런던의 도시재생이 모든 도시가 따라야 할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했으며 반성하고 실천한 런던의 경험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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