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일보 이정아 기자] 대전 동구 천동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입주 예정자들과 인근 학부모들의 초·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교육청은 신설 불가 입장을 되풀이해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천동지구에는 2022년부터 1588세대를 갖춘 신흥 SK뷰 입주가 시작된다. 이어 2024년에는 3463세대 리더스시티 입주가 단계적으로 시작되고, 가오동 1·2구역 재건축을 포함해 2026년까지 6650세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순차적으로 들어오면서 입주민 자녀는 물론 원주민 자녀들이 갈 학교가 없다는 점이다.
신흥 SK뷰 입주민 자체 수요조사에 따르면 입주 예정자의 초등생 자녀 수는 400명이 넘는다. 인근에 위치한 신흥초등학교는 당장 내년 4월부터 교실당 학생 수가 30.5명으로 초 과밀 학교가 될 전망이다.
신흥 SK뷰 입주민은 “대전교육청에 신흥초 과밀 문제 해소를 위한 초등학교 신설을 요구했으나 과밀 문제는 인구감소로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대전교육청은 과밀 문제 해소에 대한 문제의식이 근본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024년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리더스시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천동3지구 개선사업으로 3463세대가 입주 예정이지만, 인근 천동초등학교는 이미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다.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3.95명으로 리더스시티 입주가 시작되면 초 과밀 학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천동지구 원주민들이 천동중학교 신설을 촉구하고 있어 천동지구를 둘러싼 공방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천동중학교는 천동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30분 이상 원거리 학교로 통학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원주민들의 꾸준한 요구가 있었다.
게다가 천동지구 내 중학교 부지가 있음에도 중학교 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원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 2005년 도시개발계획에 의해 천동중학교 부지가 확보됐지만, 당시 교육부는 학교 신설 요건 발생이 없다는 이유로 중학교 신설을 취소했다.
이후 해당 부지는 용도 변경도 이뤄지지 않은 채 유휴 부지로만 남아있다가 최근 천동지구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초·중학교 신설 문제가 거론되자 수면 위로 올라왔다.
천동 거주자 A 씨는 “지난해 동구의회 본회의에서 천동중학교 신설 건의안이 채택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천동 거주 학생들은 주변에 가까운 중학교가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원거리 등하교를 하고 있다”며 “천동지구는 앞으로 학생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인데도 왜 중학교 유치가 미뤄지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구청 교육협력팀 관계자는 “천동중학교 유치와 관련해 동구청은 지난 2018년부터 시교육청에 꾸준히 신설 요청을 건의했다”며 “그러나 학교 설립은 인근 개발 지역 사업에 따른 실제 학생 수 증가, 교육부의 학교설립 정책 변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사항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시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초등생 수요가 나오지 않아 학교 신설을 밀어붙이기엔 한계가 있다”며 “추후 입주 현황을 본 후 개발 상황에 따라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