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전문의 김희영 소장.

현대인들이라면 흔하게 겪고 있는 두통은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한두 번 이상은 경험하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여자의 66%와 남자의 57%에서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0년 67만1156명에서 2019년에는 97만118명으로 44.5% 늘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두통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며, 특이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 두통의 경우 의사의 임상적 진단 이외에 특이적인 진단 방법이 없으므로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두통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대부분의 일차성 두통은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두통은 급작스레 나타나며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경학적인 장애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정밀 검사를 통해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과 같은 양상의 두통이 있거나 신경학적 위험 징후나 증상이 동반하는 경우에는 이차성 두통을 감별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검사를 진행해야만 한다.

이차성 두통 의심 증상. (자료제공=대전우리병원)
이차성 두통 의심 증상. (자료제공=대전우리병원)

이 이차성 두통중에서도 벼락두통 양상으로 나타나는 가역뇌혈관수축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벼락두통을 일으키는 요인들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질환은 거미막하출혈이며 대부분은 외상이나 뇌동맥 파열로 인해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상 기술의 발달로 벼락두통을 일으키는 질환 중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은 말 그대로 혈관이 수축하는 질환이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혈관의 수축이 다시 좋아지는 가역적인 질환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흔하며 발병 평균 나이는 45세로, 대략 60% 정도에서 선행원인이 있다.

두통은 갑작스럽게 ‘벼락두통’ 양상으로 시작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두통 양상은 후두부에서 시작해서 수초 이내 주변으로 진행되며 머리 양쪽에 나타나나 약 19%정도의 환자는 한쪽에만 나타나기도 한다.

갑자기 매우 심하게 나타나 1분 이내에 최고강도에 도달하는 벼락두통은 발생 첫 주 동안 가장 심하고, 보통 1~3시간 정도 지속되나 수 분 이내 사라지거나 며칠동안 지속되기도 하며, 4주 이내 평균 4~8회 정도의 벼락 두통이 반복되는데, 전체 환자의 2/3는 벼락두통 재발 중간에도 경미한 두통이 지속되기도 한다.

두통과 함께 구역, 구토, 광선민감증, 시야장애, 혼동, 발작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며 대부분 특발성으로 특별한 원인이 없이도 발생하지만 반수 이상에서 성행위, 운동, 발살바수기, 감정변화, 목욕 또는 샤워, 분만 후 상태, 일부 약물 복용(세로토닌계 약물, 교감신경작용제, 마약류 등)에 따라 반복적으로 유발된다.

이는 뇌컴퓨터단층혈관조영술 또는 뇌자기공명혈관조영술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특징적인 뇌혈관 여러 부위에 염주모양으로 부분적인 혈관수축 또는 확장이 관찰된다.

이러한 혈관 협착소견이 보일 때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혈관염, 죽상경화증, 두개내혈관박리, 모야모야형, 고립중추신경계혈관염등이 있다.

이는 환자의 임상적인 소견과 신체검사 소견 그리고 영상학적 소견을 보고 감별해야 하는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일부 환자는 고식적혈관조영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발생하는 기전은 여러가지 유발인자 또는 상황에 의해 뇌혈관긴장도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진단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진단명에서 보는 것처럼 혈관수축이 가역적이기 때문에 12주 이내 혈관 검사를 다시 시행했을 때 이전에 보였던 혈관 수축·협착이 소실되는 것을 확인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두통을 비롯한 신경학적 증상이 저절로 호전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들은 뇌경색,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의 치료는 유발인자 제거와 함께 혈관의 수축을 막기 위해 칼슘통로차단제를 경구 또는 주사로 사용하며 두통이 좋아질 때까지 복용해야 하여 베라파밀, 황산마그네슘을 사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추적 뇌혈관 검사상에서 정상소견이 보일 때까지 위험요인이 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은 벼락두통을 대표하는 질환 중 하나이나 두통 이외의 다른 뚜렷한 임상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전과 다른 양상의 심한 두통이 발생했을 때에는 지체 말고 가까운 신경과 병원에 내원해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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