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서대전시민공원이 거리응원 없이 비어있는 모습. (사진=윤근호 기자)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서대전시민공원이 거리응원 없이 비어있는 모습.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해 브라질전을 앞두고 있지만, 대전시는 거리응원전 개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지난 27일 붉은악마 대전지회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경우 거리응원전 허가 의지를 내비쳤었다.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대전시는 축구협회, 붉은악마 대전지회 등과 검토를 거쳤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거리응원전을 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거리응원전 결렬에 대해 대전시 체육진흥과는 5일 거리응원전이 열리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비해 대전시는 새벽시간대에 교통 등의 인프라가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서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계절적 요인과 연관이 있는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성과, 이태원 참사의 여파가 남아있는 만큼 다중밀집에 따른 사고 등이 우려되며, 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간대이기에 기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야외 거리응원전의 대안으로 대규모 인원이 수용 가능한 중구 부사동 소재의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실내응원전 개최가 물망에 올랐지만 이 역시도 시설 여건 등의 문제로 최종 결렬됐다.

대전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져 안전의 우려가 있고, 수도권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새벽시간 대중교통 문제도 있다”며 “야외 거리응원은 사실상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결렬된 충무실내체육관 실내응원전에 대해서는 “인원수용은 가능하지만 경기 중계를 해야 하는 전광판의 해상도가 좋지 않다. 예산 문제 때문에 빠른 시일 내 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결국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거리응원전이 없는 월드컵을 맞이한 대전시민들과 붉은악마 대전지회는 비록 늦은 시간인 6일 새벽 4시에 경기가 치러지지만, 12년 만의 16강 진출인 만큼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붉은악마 대전지회 김민규 지회장은 “지난번에는 서포터즈 회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30명 정도가 모여서 응원을 했지만, 이번 브라질전은 늦은 시간 때문에 각자 집에서 응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는 “조별예선전은 기대가 되지 않았었는데, 16강에 진출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에 거리로 나가고 싶었지만 대전에서는 응원전이 없다고 하니 아쉽다”며 “우리 가족은 조금 일찍 잠을 청하고 일찌감치 일어나서 대표팀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