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 결과는 의약 분야 세계적 권위의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사진=KBSI)
본 연구 결과는 의약 분야 세계적 권위의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사진=KBSI)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과 내성 발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표적 항암제를 개발했다. 항암제의 내성이 일어나는 기간을 2년 이상 늘릴 수 있으며, 생존 기간도 지금보다 3배 이상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은 연구소기업인 단디큐어 연구팀과 손잡고, 표적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프로탁 약물 기술을 적용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다른 의료 분야가 그렇듯이 항암제의 경우도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3기 이상인 암 환자의 경우 생존율은 높지 않은데 그 이유는 약물의 반복 투여로 인해 발생되는 내성 문제 때문이다.

최근 내성 문제에 대한 해결법 중 하나로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의 일종인 프로탁이 새로운 약물 개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탁 약물이 질환 단백질과 결합하면 유비퀴틴 연결효소(E3)에 의해 질환 단백질 분해 신호를 전달하고, 이후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좀에 의해 질환 단백질이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완전히 분해·제거된다.

특히 이 약물은 질환 단백질을 분해한 후에는 또 다른 질환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재활용되기 때문에 기존 약물처럼 반복적인 투약을 안해도 낮은 농도에서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어 약물의 내성 발생 기간을 훨씬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탁 약물의 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폴로유사인산화 단백질1(PLK1)이 정상세포 대비 20배 이상 과발현돼 있어 비소세포폐암의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PLK1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독성 부작용 문제가 발생해 성공하지 못했다.

실험용 쥐를 이용해 수행한 실험 결과, 프로탁 약물 투여군에서 비소세포폐암 크기의 성장이 최대 70% 억제되었고 또한 현재 사용 중인 표적 약물 치료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약물 효과가 더욱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성과는 프로탁 약물의 암 치료제로써의 효능을 증명하고 또한 기존 신약 개발에 한계였던 내성과 부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PLK1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초의 글로벌 혁신 신약(퍼스트인클래스, First-in-Class)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큰 의미가 있다.

방정규 단디큐어 대표.
방정규 단디큐어 대표.

KBSI 방정규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폴로 유사인산화 단백질을 표적으로 프로탁 기반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실험 결과”라며 “기존 항암제의 한계점인 독성 및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의약 분야 세계적 권위의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표지 논문으로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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