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대전서부다문화클러스터는 대전전민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대덕초등학교, 대전자운초등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다문화 교육 협력 네트워크로, 대전교육청 정책연구학교 운영과 연계해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단순한 문화 소개를 넘어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중심의 다문화 교육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다양성이 존중받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있으며, 학생 중심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다문화 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있다.
정책연구학교의 ‘어나더(ANOTHER)’ 프로그램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상호문화주의적 다문화 교육을 목표로, 이주배경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공동체의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는 ‘어울림’, 학생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으로 학습 접근성을 강화하는 ‘나아감’, 공동체의 강점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환경을 조성하는 ‘더함’의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돼 있다.

▲ 어울림 - 관계를 만들어가는 교육
‘어울림’은 대전서부다문화클러스터가 추구하는 교육의 출발점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존중하며 친구가 되는 관계 맺기의 과정을 중심에 둔다.
전민초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멕시코의 전통놀이, 중국과 인도의 인사말, 키르기스스탄의 의복 문화 등 여러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연극·판화·꾸미기·전시 등 다양한 창의 예술활동으로 재해석하며 표현하는 경험을 쌓는다.
이 과정에는 ‘강점 더함 학부모 동아리’도 함께한다. 이주배경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모국 문화를 소개하고 체험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은 생생한 교육 경험을 하게 된다. 또 여름 방학 중 운영되는 세계문화체험캠프에서는 학생들이 특정 국가를 테마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다문화 강사를 초청한 심화 체험 활동을 실시한다.

대전자운초 학생들은 등굣길마다 ‘온누리 지구촌 인사 여행’ 프로그램의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매달 선정된 국가의 인사말을 활용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세계 문화를 접하고 있다.
또한 이주·비이주배경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소통하는 각각의 동아리 등을 운영해 공동체 참여를 활성화하고 있다. 학교는 매달 ‘어울림의 날’을 마련해 교과 연계 놀이, 다문화 독서퀴즈, 다문화 이해 주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대덕초는 ‘대덕 유레카 학부모 명예 교사’ 수업을 통해 학부모가 직접 교육에 참여하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배움의 장을 열고 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 활동 속에서 학생들의 배움은 더욱 풍성해지고, 공동체의 따뜻한 유대감도 깊어지고 있다. 또한 ‘책 읽어주는 형님’ 활동은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 나아감 -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맞춤형 성장 지원
‘나아감’은 학교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이주배경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학습과 생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대전전민초가 운영하는 수준별 한국어반은 자모 익히기부터 학습용어 습득, 교과 연계 학습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 적응을 위한 체험 활동도 활발히 이뤄진다. 농촌 체험, 전통시장 견학, 도서관 체험, 전통놀이 등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게 된다. 매주 실시되는 국악 수업은 장구, 소고, 사물놀이 등 전통 악기를 직접 다루며 우리 문화의 정서와 리듬을 몸으로 체득하는 시간이 된다.
대전자운초는 외국인 가정 출신 학생과 귀국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태권도, 국악, 전통 놀이, 예절 교육 등 체험 중심의 특성화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언어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교과 개별화 수업을 실시하고, 통·번역 보조 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AI를 활용한 방과후 기초학력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대덕초는 ‘징검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배경학생들이 한국 학교 문화를 미리 경험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낯선 환경 속에서도 한국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학교와 지역사회에 스며들 수 있다. 또한 AI 디지털 기반 교육자료를 활용해 언어·문화적 차이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 더함 - 강점을 살려 모두가 함께 만드는 공동체적 성장
‘더함’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해 만들어가는 교육 공동체의 핵심 가치다. 다문화교육이 소수 학생을 위해 배려하는 교육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임을 실천하는 영역이다.
대전전민초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강점 더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강점과 흥미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체험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또한 이주배경학생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주도적으로 소개하는 ‘이중언어 말하기 활동’은 자존감을 키우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교사의 전문성 향상도 더함의 중요한 축이다. 대전전민초는 충남대 박환보 교수를 초빙해 실천 중심 연수를 실시했으며, 서부 클러스터 소속 교사들과 함께 협력적 학습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전자운초 다문화 이해 주간에는 이주배경 학부모를 초청해 모국을 소개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수업을 열었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이중언어의 가치를 살리고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아울러 효문화진흥원의 세대공감 효·인성교육, 국방과학연구소 견학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더불어 자운다문화 놀이 한마당과 한국어학급 학예발표회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의 재능을 드러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덕초는 이주배경학생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 활동에 함께하며 자녀의 학교 적응을 돕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주배경학생들의 잠재된 역량을 발굴하기 위해 ‘강점+ 자신감 Up!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주의 Armidale CPS와 온라인 수업 교류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글로벌 감각을 키우고 재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같이 대전 서부 다문화교육 클러스터의 세 학교는 이주배경학생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또 하나의 교육공동체’로 인식하는 전환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각 학교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수준별·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며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