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일보 차지현 기자] 추석을 앞둔 지난 4일 새벽, 충남 A중학교 교사 B씨(41)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방송업무, 정보화기기 관리, 담임까지 병행하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24년부터 시청각계(방송업무)를 전담하며, 노후한 방송장비와 전자기기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했다. 그가 관리해야 할 교실은 60개가 넘는 대규모 학교였고, ‘삼성헬스’ 기록에는 하루 평균 1만 보 이상을 걸은 데이터가 남아 있었다. 이런 업무 강도 속에 그는 지난해 메니에르병 진단을 받았고, 증상이 재발했음에도 방송업무를 이어왔다.
올해 8월에는 정보부장 공석으로 인해 해당 업무까지 떠맡았고, 전자칠판·교탁 고장 관리와 AS 지연 등으로 업무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여기에 교권침해 문제가 있는 학급의 임시 담임을 맡으며 심리적 부담이 극심해졌다고 한다.
동료 교사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분이었다. 하루 종일 학교를 뛰어다니며 학생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회상하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사망 전 불면증에 시달렸으며, 신경정신과 진료를 예약해둔 상태였다. 현재 경찰은 유서 및 관련 정황을 조사 중이다.
유가족과 충남교사노동조합은 김지철 충남교육감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하고, 교육청 차원의 순직 인정 및 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충남교사노조 최재영 위원장은 “이번 사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육현장의 구조적 실패다. 고인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순직으로 인정돼야 한다”며 “이 사건이 교사들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