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한 누각으로 들어갔다. 연암 박지원이 18~19세 시절이었다. 마치 관청 건물이나 절간의 대웅전 같았다. 좌우에 비단으로 덮은 상자와 서가가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 가운데 화병에 꽂힌 채 지붕에 닿을 만한 푸른빛의 새 깃털을 보았다. 공작이었다. 훗날 연암은 생계형 관직에 나가 1791년 경상도 안의 현감으로 부임했다. 연암은 그곳의 아름다운 산수에 무척 만족해했다. 이때의 일을 아들 박종채는 『과정록』에서 이렇게 적었다.“관아 한 곳에는 2층으로 된 창고가 있었는데, 황폐하여 퇴락한지 이미 오래됐다. 연못을 파고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