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비판의식과 상인의 현실감을 양대 축으로 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문진석 의원이 국회활동과 지역구 발전 방안을 밝히고 있다.

[대담=김인철 서울취재본부장, 정리=한내국 기자] 정치 1번지로 알려진 천안시갑 지역구에서 비교적 늦게 정치에 입문한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천안시갑, 더불어민주당)이다. 문 의원은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곳에서 가장 엄격한 비판이 상존하는 지역구에서 임기 후 '잘 뽑았다'는 평가를 받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 의정활동과 관련 "선비의 비판의식과 상인의 현실감을 양대 축으로 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상인의 현실감만 보면 현실에 매몰되고 선비의 비판의식이 없으면 미래의 진보나 개혁을 등한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구 현안과 관련해서는 천안역 개축문제와 동서격차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천안시와 충남도가 협치를 통해 이 문제만큼은 개선할 각오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 19로 줄어든 일자리를 복원하고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펼 수 있는 여건 마련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우울증까지 앓았다는 문 의원은 '내 이웃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현실정치에 뛰어들게 됐다고 했다.

정치분야에서는 그동안의 정치인들이 후배양성을 소홀히 하고 인재발굴에 등한시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 비교적 늦게 정치에 입문했는데 정치입문 계기는?

저는 매일 '정치를 왜 시작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등 자문을 하면서 출근한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세월호 사건 떄문이다. 2016년 4월 세월호사태가 발생했고 그때 국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당시 이런 식이라면 해외로 도피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저는 젊은 시절, 정치보다는 경제문제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때문에 경제문제 해결에 집중했고 면천을 했다고 본다. 그러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충격을 받고 수개월동안 우울증도 경험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가족과 아이를 잘 돌보면 되겠다고 생각해 왔지만 내 이웃의 불행이 나도 불행하게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다. 그 분이 '뭐가 되려고 하지말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씀에 가장 공감한다. 현실정치인으로서 교훈을 삼고 있다. 즉, 선비의 비판의식과 상인의 현실감을 양대 축으로 하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 상인의 현실감만 보면 현실에 매몰되고 선비의 비판의식이 없으면 미래의 진보나 개혁을 등한시할 수 있다고 본다. 

- 21대 국회에서 의정활동 계획을 밝혀달라

국토교통위 소속으로 이 분야에 집중하겠다. 특히 천안역 개축문제와 독립기념관 전철연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소사업자들의 과세형평을 위해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의 과세표준이 낮아 그동안 어려움이 컸다. 과거 20년동안 한번도 과세표준이 개선되지 못했다.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더라도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과세표준이 상향되어야 한다. 정부입장에서는 세원발굴에 힘쓰겠지만 과세형평성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제라도 조정되어서 세금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국내 유턴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규정이 확실치 않다. 예컨대 30명 이상 직원이 있는 기업에 대한 혜택은 크고 29명 기업은 받지 못하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 단계적 조정 등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 천안시 지역구 경제활성화 대안은 무엇인가?

IMF도 피해간 곳이 천안이라 했다. 지금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천안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소득의 역외유출문제가 심각하다. 본사가 서울에 있거나 해외에 있는 경우 지역매출이 모두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다. 가능하면 천안에서 발생한 소득은 천안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지역화폐를 확대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지역발전과 관련, 충남도와 천안시 협력사안은?

정당을 떠나 천안시의 경우 동서불균형이 문제다. 서북부는 과밀이고 동남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편차가 심하다. 이를 위해 동부지역에 산업단지와 기관 등을 유치할 게획이다. 

천안역 개축뿐만 아니라 동부광장 개혁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본래의 광장은 넓히고 주변 낙후지역은 정비사업 등을 통해 개발해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이 모여들 수 있도록 시장과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충남도와의 상생문제도 마찬가지다. 천안역 주변 정비사업은 천안시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충남개발공사 등이 참여해야 가능한 만큼 협력사업활성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 코로나19로 국민과 경제가 몹시 어려운데 해법은?

천안시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초기 전국적으로 100여명 이상 발생시 발원지가 추적 가능하면서 다행스럽게 안정화가 가능했다. 방역체계나 차단조치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감염원 추적이 어려운 대전 같은 경우가 심각하다. 꾸준히 안정적인 방역시스템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 이번 원구성 과정을 보고 초선 의원으로 어떻게 봤나?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장과 지난 6개 상임위원장 등 1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게 됐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여야가 함께 협의해 구성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번 상황은 추경이 상정된 지 한달이 지나고 있는 등 국난으로 인한 촉박하고 절박한 시국이 감안됐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로 일자리가 50만여개 줄어들었고 500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한다. 이번 추경에는 또 한국이 그동안의 추격경제에서 이제 선도경제로 가기 위한 마중물을 위한 역할도 있다.

본예산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화급한 시기에 골든타임을 놓치면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당장 추경이 통과되어도 3/4분기 되어서야 자금이 풀릴 것인데 원구성에 매여 실기할 것이 우려됐다.

또 야당도 법사위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른 상임위도 매우 중요해서 얼마든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이 든다. 과거 20대 국회시절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법사위로 인해 여당의 입장에서 중요한 일을 그르칠 수 있어 걱정도 됐었다. 국정목표를 위해 집권여당으로서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용납되지 못했다. 

국회에서 현안 질의를 하고 있는 문진석 의원.

- 야당 법사위 배분방식 등 의견 있었다는데 다른 대안도 있었나?

협상은 대안이 제시되어야 하는 것인데 대안 없는 요구는 협박과 다름 없었다고밖에 생각들지 않는다. 당장 공수처 설치문제도 그렇다. 야당의 협조의사가 의문시되고 야당몫 추천도 하지 않을 것이어서 고민이 될 문제다. 당초 법안을 반대했지만 결국 합의를 했고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본다. 

원구성 문제도 거의 합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합당내 지도부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 떄문에 당초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 결국 좌초됐다. 통합당은 현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임기내 모든 책임을 여당에 몰아가려는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 국회가 일해야 하는 상황에 박병석 의장의 결단을 어떻게 보나?

박 의장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걸로 생각한다. 더 이상 지연했을 경우, 여당도 또 야당에게도 설 자리가 없어졌을 것이다. 기댈 곳이 없어졌다고 본다. 

합리적인 분이라서 시간만 끌게 될 경우 결국 책임은 여당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결정된 일이었다고 본다. 이제는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일 잘하는 국회가 시작됐다고 본다.

20대 국회까지 그동안 30년 동안 적용돼 왔던 관행이 21대 국회 들어 새로운 관례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대신 책임을 지는 여당이 될 것이다. 야당의 지적처럼 유신독재라고 하는데 그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시대가 그 당시와 비교가 가능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법을 지키지 않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의원들에게는 세비도 지출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시대가 바뀐 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수준에 부응하는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

- 정치·검찰개혁이 이번 국회 과제로 등장했는데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관습적으로 동등한 관계처럼 해 왔었지만 사실은 검찰청이 법무부의 외청이고 상하관계가 맞다. 

그런만큼 검찰총장도 법무부장관의 지시를 받는게 옳다. 검언유착사건도 한명숙 사건 재심문제도 그렇다. 감찰문제를 놓고 법무부 지시에 반해 검찰총장의 처결이 바르지 않았다고 본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긴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총장에 반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한다. 

추미애 장관이 국회에서 검찰문제는 법무부에 맡겨달라고 한 것처럼 국회가 검찰총장을 불러 제문제를 점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 남북문제가 경직됐다. 진단해달라

경험상 4계절이 있는데 지금은 겨울이어서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대로 원칙을 가지고 대응하면서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어떻든 전쟁이 발생하는 것은 최악의 비극이고 우리 역시 상처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평화체제를 유지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남북평화를 방해하는 일본이나 미국 내 무기산업을 원하는 세력 등은 남북갈등을 부추길 것이다. 

민감한 정세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남북문제보다 동북아문제를 외교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 대처문제의 경우 지금처럼 남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어려워질 경우가 문제다. 이 역할을 담당할 통일부장관은 그래도 문제해결 노력이 좀 더 적극적인 정치인 출신이 맡아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 개각때만다 충청홀대론이 나오는데 대안은 없나?

충청정치인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 이후 그동안 인물을 키우는데 소홀히 했다고 본다. 오히려 당시보다 인재발굴이 어려워졌다고 본다. 지역 중심의 구심점이 약해진 것이 문제라고 본다. 

또 당내에서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더 노력하고 더 많은 인재발굴을 위한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선배정치인들이 집중해 후배양성과 젊은 정치인 발굴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지역구민에 당부 말씀해 달라

충청정치 1번지가 천안시갑 지역구라고 한다. 그만큼 정치인으로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은 곳으로 알고 있다. 저는 중앙에서 늘 정치1번지 국회의원으로서 행동과 역할을 하고 가장 낙후됐다는 지역발전을 위해 분골쇄신 노력하겠다. 의정역할을 다한 연후에 그때 가서 잘 뽑았다는 말씀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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