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병원 입구에 독감예방백신 재고가 부족하다는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대전 한 병원 입구에 독감예방백신 재고가 부족하다는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충남일보 김지은 기자] 독감백신을 맞고 난 뒤 숨진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간에 인과 관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최근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 사태 등 안전성 우려가 큰 상태에서 시민들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북 고창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 여성은 전날 동네 의원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인천 지역의 17세 고교생이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숨진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교생은 지난 14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무료로 접종했고 16일 사망했다.

인천의 고교생과 고창의 70대 여성이 접종한 백신은 다른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처럼 독감백신을 둘러싸고 안전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은 혼란이, 접종을 한 이들은 불안감이 크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접종을 해도 되는 지’를 묻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A씨는 “지난주에 중학생 아들에게 독감주사를 맞혔는데 괜히 불안해진다”며 “독감백신 관련해서 문제가 자꾸 터지니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의원급 의료기관 관계자들 또한 접종하면서도 불안해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고 설명한다.

서구의 한 내과 관계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 백신은 재고가 떨어져 진행 중이지 않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무료 접종은 시행중”이라면서 “문의 전화가 올 때 어느 제약회사를 쓰는지 묻는 분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코로나19 상황에서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가운데 독감백신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B 내과 관계자는 “지난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접종이 시작되고서 여러 상황이 겹쳐 불안해하기는 해도 안 맞히면 코로나 상황에 더 큰 화를 일으킬까 염려돼 접종하러 오는 분위기”라며 “병원에 백신의 안전을 묻는 이들의 문의가 오면 우리 병원에서 쓰는 백신은 문제 백신과 제약회사가 달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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