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인천의 18세 고등학생과 전북 고창의 70대 여성에 이어 대전에서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고 의식불명 중환자가 발생하는 등 백신 접종 추정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2시 기준 사망사례 9건이 보고됐다”며 “이중 8건에 대해 부검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

21일 대전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전지역 사망자는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는 80대 A씨로 지난 19일 오전 9시경 동네 내과의원에서 예방접종을 받았다.

A씨는 20일 오후 2시경 자택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돼 119에 신고, 구급대원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망으로 추정, 112에 인계됐으며 오후 3시경 최종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전날 동네 내과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PT200801)로 확인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로트번호’(개별 제품보다 큰 단위의 제조 일련번호) PT200801은 대전에 7만410도스가 유통되면서 모두 2만3489명이 이 백신을 맞았다. A씨가 접종받은 내과에서도 32명이 추가로 맞았으나 모두 정상인 것으로 모니터링 됐다.

또 유성구 지족동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B씨 역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직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독감백신 추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 여성은 19일 오전 10시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접종 후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20일 오후 1시경 의식을 잃고 을지대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의식불명으로 치료 중이다.

B씨가 맞은 백신은 PT200802로 대전에 14만172도스가 유통됐으며 5만1500명이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해교 시 보건복지국장은 이날 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망자가 접종받은 백신은 한국백신 제품으로 상온노출과 백색 침전이 있었던 문제의 백신은 아니”라고 밝혔다.

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이 두 명을 제외하고는 해당 백신을 접종받고 특이사항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

정 국장은 “해당 의원에서 같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모니터링을 했다. 서구는 32명이 추가로 맞았고, 유성은 90명이 같은 백신을 맞았다”며 “현재 나와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정확한 사인을 모른다. 예방접종 때문인지 기저질환 때문인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자리에 배석한 조사관은 “오전에 검안의랑 통화해보니 외견상 특이사항은 없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서 알아봐야 한다”며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해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두드러기나 혈관 부종 등 특이사항은 없었다. 사망 추정 시간 및 사망원인 역시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시 보건당국은 사망자에 대해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접종 의료기관, 과거 의무기록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 국장은 “예방접종과 기저질환의 연관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향후 질병관리청의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맘카페와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이들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무료 접종하신 분들 괜찮냐’는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날 제주와 대구, 경기도에서도 접종 후 사망자가 나왔다.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자는 인천과 전북 고창, 대전에 이어 일곱명째다. 그러나 2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독감예방 접종에 따른 사망사례는 9건이라고 전했다. 이중 8건에 대해 부검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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