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나노결정의 탄생순간을 촬영한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영상 (사진제공=IBS)
금 나노결정의 탄생순간을 촬영한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영상 (사진제공=IBS)

[충남일보 이진희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한양대 기계공학 교수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핵생성(nucleation)’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원자가 모여 결정을 처음으로 이루는 핵생성 과정은 1800년대 후반부터 그 이론이 연구돼왔을 정도로 중요한 과학적 현상이다. 하지만 원자의 크기는 100억 분의 1m 수준으로 작고, 1000분의 1초 단위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기술로는 핵생성 과정을 직접 관찰하기 어려웠다. 핵생성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이 등장했지만, 실험을 통한 증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진은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우선, 원자 한 개 두께의 얇은 그래핀 막 위에 전자빔을 받으면 금 원자를 방출하는 나노 물질을 합성했다. 이후 합성된 시편을 LBNL이 보유한 세계 최고 성능의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금 결정의 형성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금 나노결정의 탄생 과정 (사진제공=IBS)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금 나노결정의 탄생 과정 (사진제공=IBS)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빔을 받고 방출된 금 원자는 그래픽 박막 위에서 뭉치며 나노결정을 형성한다. 관찰 결과, 안정적인 결정핵이 탄생할 때까지 원자들은 무질서하게 뭉친 덩어리 구조(비결정상)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결정상)의 두 상태를 가역적으로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결정핵의 크기가 성장함에 따라 가역적인 반응은 비가역적으로 변했다. 결정핵이 처음부터 규칙적으로 정렬된 결정상으로 성장한다는 전통적인 핵생성 이론과 상반되는 결과다.

또한, 연구진은 결정핵이 결정상으로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더 큰 크기의 나노결정이 형성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물질 성장의 신호탄인 핵생성 과정의 새로운 원리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연구”라며 “핵생성에 관한 새로운 열역학적 이론을 제시했다는 학문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핵생성 이론(A)과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핵생성 과정(B) (사진제공=IBS)
전통적인 핵생성 이론(A)과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핵생성 과정(B)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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