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전 내 구별 학대사례 및 일반사례 분포도 (자료제공=대전시노인보호전문기관)
2020년 대전 내 구별 학대사례 및 일반사례 분포도 (자료제공=대전시노인보호전문기관)

[충남일보 최정현 기자] 외출이 자제되고 가족 간 대면이 잦아진 지난해 코로나19 창궐시기에 지역 내 노인학대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 또는 노인을 공경하지 않고 학대함으로써 가정윤리를 파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7일 대전과 충남, 세종을 담당하는 각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20년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서 발생한 노인학대 사례는 총 506건으로, 전년 384건에 비해 31.7%(122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403건에서 2019년 384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지역 내 노인학대가 또다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중 대전은 전년 123건 보다 18건(14.6%) 증가했으며, 충남·세종은 전년 258건에 비해 107건(41.5%)이나 급증했다.

특히 대전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141건 중 116건이 5월부터 8월까지 발생, 기온 상승 요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간을 제외하면 학대 건수는 모두 한 자릿수를 보였다.

대전 5개구별 지난해 노인학대 분포를 보면, 중구가 7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구 22건, 대덕구 18건, 서구 17건, 유성구 12건, 기타 1건 순을 보였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 역시 코로나19 시국이 지속되며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올 들어 4월 말 현재까지 집계된 충남·세종지역 내 노인학대 건수는 4개월 만에 지난해 총 학대건수인 365건의 38%를 넘긴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 노인학대 증가세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유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두 가지 이상 학대가 중복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전노인보호전문기관 강훈 상담원은 "노인학대와 관련해 지역 내 상담건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 노인학대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고, 자식의 처벌을 염려해 학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노인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도 "노인 분들이 적극적으로 신고를 할 수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 노인 분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학대한 자식들이 바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이 아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상담 및 개선의 과정을 거치며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학대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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