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환경에서 폐 호중구를 조절하는 기작(사진=성균관대학교 배외식 교수)
폐 환경에서 폐 호중구를 조절하는 기작(사진=성균관대학교 배외식 교수)

[충남일보 김태진 기자] 우리 몸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호중구가 감염으로부터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중구는 혈관을 돌아다니다 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감염부위로 제일 먼저 도착해 세균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백혈구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성균관대 배외식 교수 연구팀이 폐 호중구가 감염이나 염증 환경에서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폐는 우리 몸의 핵심 장기로, 병원균 감염 시 과도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심각한 폐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면역반응이 억제돼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떠한 기전으로 폐에서의 면역이 억제돼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세균이 감염되지 않은 정상 폐에서도 호중구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골수나 혈액에 있는 호중구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인자가 폐 호중구의 특성을 결정하는지, 또 폐 염증질환에서 폐 호중구가 어떠한 기능을 담당하는지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폐에 존재하는 호중구를 분리해 RNA 염기서열분석과 유세포 분석을 통해 폐 호중구가 골수 및 혈액 호중구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기능적으로 폐 호중구는 침투한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반응성 산소 생성을 잘 유도하지만 세균의 내독소 자극에 의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은 골수 호중구에 비해 현저히 감소해 있었다.

이는 폐 호중구가 감염균에 대해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도 병원균 감염 시 폐에서의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 할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 밖에도 연구팀은 폐 조직에 많이 존재하는 프로스타글란딘 E2(Prostaglandin E2, PGE2)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호중구를 폐에 머무르게 하면서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호중구 생성 역할을 함을 확인했다. 

더불어 프로스타글란딘 E2가 단백질 키네이스 A의 활성화를 통해 트랜스글루타미네이스2를 생성함으로써 폐 호중구가 항-염증성 기능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폐에 머무르고 있는 호중구가 폐에서의 염증 반응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 호중구를 표적으로 하는 폐 질환 치료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혈액학 분야 국제학술지 ‘블러드(Blood)’ 온라인 판에 지난 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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