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최지웅 진료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

같은 디스크로 진단받아 비슷한 정도로 추간판이 탈출한 경우라도 통증을 더 강하게 오랫동안 겪는 환자가 있는 반면, 통증 강도가 덜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도 있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여러곳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쉬운 예로 같은 정도의 통증 자극을 받았더라도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신경이나 뇌신경이 상대적으로 예민해 통증 자극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환자가 조절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이다.

그렇다면 환자가 조절할 수 있는, 디스크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척추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른 자세와 운동, 적절한 휴식, 규칙적인 생활습관, 건강한 수면위생 등 다양한 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허리 운동을 통한 코어 근육의 강화는 척추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확한 운동 동작을 시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히 팔을 굽히기만 하는 이두근의 수축과는 달리, 척추기립근은 척추를 일자로 정렬시키고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며, 필요한 경우 척추의 굴곡, 신전, 회전 등의 관절운동을 만들어준다. 즉, 수축하는 힘 보다는 곧게 지탱해주는 힘이 중요한 근육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척추기립근의 운동에서는 강한 수축력이나 강한 자극을 주는 동작들은 추천되지 않는다. 데드리프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코어 근력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나, 강한 무게 자극이 분산되지 않고 허리에 집중되기 때문에 척추뼈와 척추 추간판에 강한 내압이 발생해 디스크 탈출, 파열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 운동은 척추 내압의 상승뿐만 아니라, 몸을 앞으로 굽히는 잘못된 동작을 할 경우 추간판을 뒤쪽으로 밀어서 척추관 신경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 강한 중량을 이용한 스쿼트도 마찬가지로 추간판 내압을 상승시키므로 디스크 탈출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이 척추기립근을 강화시켜 디스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까? 기본적으로 환자가 내원하는 경우 척추기능 안정성 검사를 통해 개인별로 판단해 운동요법을 맞춤 처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검사에는 근활성 평가, 자세 또는 정렬의 평가 등이 포함된다. 근활성의 평가란 근육 활동이 과한지 혹은 부족한지를 확인하는 검사이며, 자세 또는 정렬의 평가란 환자가 예측되는 최적의 자세를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주치의는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근력이 부족한 부분이나 반대로 과도하게 활성화돼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를 야기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뒤 환자에 맞는 운동요법을 처방하게 된다.

척추의 안전성과 평형검사를 동시에 측정해 척추의 심부근육 균형상태를 알 수 있는 동적 체평형 검사.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척추의 안전성과 평형검사를 동시에 측정해 척추의 심부근육 균형상태를 알 수 있는 동적 체평형 검사.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코어 안정성을 위한 운동에는 정적 운동과 동적 운동이 있다. 정적 운동의 개념은 척추와 골반의 자세를 최적화해 유지하면서 외력이나 부하를 가하면서 이 자세를 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운동으로 필라테스 운동 동작들, 누워서 다리 들고 버티기, 측면 플랭크, 무릎대고 엎드려 팔다리 교차 들기 등이 있다.

동적 운동의 경우 밸런스 보드에서 움직이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있고, 의료 기구를 이용해 전후좌우로 바닥이 기울어지는 각도를 설정하면서 체계적으로 코어 안정화 운동을 시행 가능하다.

50대 여성의 평균 척추근력.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50대 여성의 평균 척추근력. (사진제공=대전우리병원)

고령의 요통 환자나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마른 체형의 환자들에게서 주로 허리 근육이 부족해 평소 생활에서의 자세나 허리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디스크 혹은 요추 염좌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간혹 척추 기립근 강화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척추 기립근의 근육량이 부족하기 보다는 미세한 심부 근육의 불안정성이 요통에 주는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허리의 심부 근육으로는 요추회전근, 다열근, 복횡근 등이 있으며, 허리를 움직일 때는 이 근육들이 요추를 일직선으로 정렬시켜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스스로 운동을 통해 디스크와 허리통증을 조절하고자 질문을 하는 경우에도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게 된다.

첫째, 어느 정도의 허리근력 강화는 필요하나 운동이 과해 오히려 요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근력 운동은 신경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확한 자세로 해야 한다.

둘째, 앞서 말한 데드리프트, 윗몸일으키기, 중량 스쿼트는 추천하지 않는다.

셋째, 전문가의 지도 하에 필라테스나 척추 안정성 운동을 시행해 자세를 기억한 후, 규칙적으로 꾸준히 운동한다.

넷째, 갑작스런 요통이나 다리의 방사통 등 급성기 통증이 있는 경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운동은 멈춰야 하고, 가까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은 후 증세가 호전된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 항목의 경우 가장 기본적이지만, 본인이 운동을 부족하게 해서 통증이 왔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뿐만 아니라 쪼그려 앉는 자세, 30분 이상으로 오래 앉아있는 자세 등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도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고, 피할 수 없다면 틈날 때마다 허리 스트레칭으로 피로한 근육에 휴식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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