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이순규 기자]  강경은 논산천과 강경천이 금강 하류를 따라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작은 소읍으로 조선시대 원산포구와 함께 2대 포구로 유명하다.

또한 평양, 대구서문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시장으로도 유명을 떨친 곳이다. 일제의 많은 수탈과 함께 곳곳에 가옥이 지어졌다가 미군정에 의해 해방 이후 몰수되고 이 가옥을 한국인들에게 매각하여 현재는 실거주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칭 적산가옥 (敵産家屋) 이라 불리는 근대식 건축물들이 세월을 뒤로하며 읍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포구의 번성으로 염장법이 자연스럽게 발달하여 현재까지도 젓갈로 유명한 고장 중의 한 곳이다.

 

일요일 오전, 논산천과 함께 논산평야가 끝없이 펼쳐지는 옥녀봉을 올랐다. 금강을 따라 논산과 부여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황산대교가 멀리 눈에 들어오며 멈춰선 시간은 겨울로 재촉하듯 수북한 마지막 가을 낙엽들을 한 움큼씩 뿌리고 있었다.

옥녀봉을 내려와 시내로 들어서며 강경구락부로 향했다. 비릿한 내음이 입맛을 돋구는 듯 주변은 온통 젓갈을 사고파는 시장의 모습으로 분주하고 세월을 멈춘 듯 자리한 아기자기한 근대건축물들은 시간을 잊고 있는 듯 지난날의 영화를 기다리는 풍경으로 가득했다. 

일제에 의해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으로 사용되다가 해방 후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사용된 근대시기 번창했던 ‘강경역사관’이 현재는 내부에 강경의 근대문화유산물로 낡음을 뽐내듯 빼곡했다.

강경구락부 안쪽으로 들어서면 멋을 다한 색깔의 강경호텔과 카페, 식당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1인분을 주문하면 2인분의 분량을 내어주는 이름 있는 수제돈가스 식당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읍내 학교 내 건축물을 돌아 전국 교역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던 강경포구가 있던 곳에 위치한 미내다리까지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읍내에는 아직도 주요 유산들이 다수 소재하고 있다.

자주 방문하면서도 자세히 알지 못했던 근대역사의 현장이 되었던 강경의 멋스러운 근대 건축물들이 시간을 멈춘 모습으로 새롭게 다시 보여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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