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의 질 지표 상황판.(자료제공=통계청)

[충남일보 김기랑 기자] 현 사회에서 사회적 고립도와 자살률, 아동학대 등이 증가하는 데 반해 시민의식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악화됐던 대인신뢰도 등의 지표들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20일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연간 통계자료를 통해 개선 또는 악화를 비교하며 사회의 중장기적인 삶의 질을 진단하는 것이 목표로, 건강·여가·주거 등 11개 영역의 총 71개 지표로 구성돼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도’와 ‘자살률’, ‘아동학대피해 경험률’, ‘독거노인 비율’, ‘부정정서’ 등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며 악화됐던 지표들이 지난해 들어 소폭 회복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기존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받을 수 있는 비율을 뜻하는 사회적 고립도는 2021년 기준 34.1%로, 2019년(27.7%) 대비 약 23% 증가했다. 자살률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9년(25.7명)보다 2021년(26명)에 더욱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독거노인 비율은 20.8%로, 최근 3년새(19.5→19.8→20.6%) 지속 상승했다. 아동학대피해 경험률의 증가폭은 더욱 위중한데, 2019년 380.3건에서 2년만에 502.2건으로 약 32% 뛰어올랐다. 2012년(66.7건)의 건수와 비교하면 약 7.6배 급증한 셈이다.

개인이 걱정과 우울감을 얼마나 느끼는지 0~10점 척도로 나타내는 부정정서 또한 악화되고 있다. 2021년 부정정서는 4점으로, 2020년(3.7점) 대비 0.3p 올랐다. 이는 코로나가 발병하기 전인 2018년(3.3점)과 비교하면 약 21% 가량 치솟은 수치다.

‘대인신뢰도’와 ‘비만율’, ‘1인당 여행일수’ 등은 근 2년간 코로나를 겪으며 악화됐다가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기존 수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대인신뢰도는 59.3%로,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50.6%)에 비해 소폭 올랐다. 다만 전염병이 없던 시대였던 2018년(69.2%)의 수준으로는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만율은 2021년 37.1%로, 2020년(38.3%)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 역시 2018년(34.6%)의 수치에 재도달하기엔 아직 부족한 상태다. 1인당 여행일수 역시 2021년 6.6일으로, 2020년(5.8일)에 비해서는 늘고 2019년(10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었다.

이에 반해 ‘시민의식’과 ‘자가점유가구비율’ 등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7점 만점으로 나타나는 시민의식은 2021년 5.26점으로, 2020년(5.46점)에 비해 0.20p 떨어졌다. 특히 19~29세가 5.16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가장 양호한 연령대는 5.30점의 30~59세였다.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 비율을 뜻하는 자가점유가구비율 역시 해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9년 58%에서 2020년 57.9%, 2021년 57.3%로 각 떨어졌다.

국가 차원에서 아울러 봐도 한국의 삶의 질은 최하위권에 속했다. OECD 국가간 ‘세계행복보고서(WHR)’ 등 국제지표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38개국 중 36등이라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WHR 수치가 OECD 평균은 6.67점인 것에 반해 한국은 5.94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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