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지난 18일 열린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충남일보 이연지 기자] 대전 유성구가 여름철 고품격 문화축제로 야심차게 준비한 ‘2023 재즈·맥주 페스타’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축제는 ‘한여름밤 휴양지의 비치바’(Beach bar)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국적인 분위기로 연출됐다. 행사장 조성에 폐목재를 활용함으로써 친환경 축제로 거듭한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개막 당일인 지난 18일, 스캣의 여왕으로 불리는 재즈보컬 ‘말로’를 비롯해 ‘로페스타집시밴드’, ‘재즈밴드판도라’가 깊은 선율로 풍성하게 채웠다. 퍼포먼스 그룹 ‘메이킹 보이즈’도 금관악기 연주로 웅장함과 신선함을 함께 전달하며 흥을 돋웠다.

지난 18일 열린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에 다수의 인파가 모여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지난 18일 열린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에 다수의 인파가 모여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이날 일렬로 늘어선 카바나 선베드 위에 누워 선선한 바람을 한껏 만끽하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방문객들이 속속 보였다. 눈을 감고 온전히 몰입하거나, 손을 흔들며 열렬히 호응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틀 차인 19일에도 한국형 재즈의 대표 주자인 ‘윤석철 트리오’와 ‘유성재즈악단’, ‘모달밴드’, ‘예람’이 출연해 2시간 남짓 무대의 열기를 더했다.  

뒤편에서 관람하고 있던 A 씨는 “3일 동안 열린다기에 산책 겸 나와봤는데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이 몰렸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하루였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축제들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 행사장 내 마련된 수제 맥주 부스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지난 19일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 행사장 내 마련된 수제 맥주 부스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또 잔디밭에 피크닉 매트를 깔고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구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곳곳에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종류별로 음식을 구매한 뒤 서로 나눠 먹으며 맛을 음미하기도 했다.

더불어 바이젠하우스와 연계한 지역특화상품인 ‘유성 골든에일 맥주’를 필두로 전국의 다양한 수제 맥주 브루어리들이 참가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중 유성 맥주는 1잔 4000원, 나머지 맥주들은 5000원 선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에 충분했다.

세종에서 친구와 들렀다는 B 씨는 “처음으로 유성 맥주를 마셔봤는데 일반 맥주와는 다르게 목 넘김이 깔끔해 놀랐다”며 “함께 곁들일 맛있는 음식들도 가득해 오랜만에 힐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 입구 초입에 마련된 맥주 부스. (사진=이연지 기자)
‘2023 대전 유성 재즈·맥주 페스타’ 입구 초입에 마련된 맥주 부스. (사진=이연지 기자)

실제로 여러 맥주 부스 앞에는 발 디딜 틈을 찾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다만 대기자들 모두 마구잡이로 끼어들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리는 등 빛나는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유성구의 철저한 안전관리도 한몫했다. 구는 유성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순찰을 대폭 강화하고, 유림공원 동편 잔디광장의 본무대공연을 서편광장에서 이원 생중계해 다수의 인파가 밀집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했다.

대전 유림공원 일대에서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대전 유림공원 일대에서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이밖에도 각 부스에서는 기존과는 다르게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대신 ‘다회용컵’을 제공하는 등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춘 작은 노력들이 돋보였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타투스티커부터 인증샷, 오락 등 다채로운 참여형 이벤트들로 재미를 제공함은 물론 감미로운 음악 무대로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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