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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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2000만년 전 발생한 빅뱅으로 우주는 시작됐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우주 구름 속을 떠돌던 입자들 사이에서 전자기력이 발생,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질량이 생긴 덩어리들 사이에서 중력이 작용했다. 중력에 따라 큰 덩어리가 작은 덩어리를 잡아당겨 덩치를 키웠다. 별이 탄생한 배경이다.

별은 탄소, 산소, 수소, 질소, 칼륨, 칼슘 등의 원소를 만들어내다가 때가 되면 먼지로 돌아간다.

별의 일생은 인간의 일생과 닮았다.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탄소, 수소, 산소 등)들이 죽으면 분해돼 자연 속 원소로 돌아간다는 점에서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5년에 걸쳐서 쓴 '미래의 기원'(인플루엔셜)은 우주 탄생부터 AI의 도래까지 138억여년의 '빅히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물학부터 역사와 사회과학, 철학, 예술사까지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방대한 시간의 흐름을 한 권 분량에 담았다.

책에 따르면 우주 만물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핵심은 전자에 있다. 전자는 가볍고 작으며 원자의 외곽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동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물질 속에 균일하게 분포하지 못하고 전기적 불안정성을 띤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은 물질이 갖는 전기적 불안정성에 기인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한 전자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이동하려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곁들인다.

저자는 이런 전자의 특성을 인류에 대입한다. 약하고 미숙한 불완전한 상태에서 태어나 거친 환경을 극복해나가며 문명을 이룩해냈다는 점에서다.

가령, 대변혁이라고 할 만한 역사적 변곡점에는 늘 환경의 힘이 작용했고, 인간은 환경과 조건의 맥락 속에서 가능한 선택을 했다. 인류는 그 과정에서 과학기술을 발전시켰고, 역사와 철학을 통해 서로 간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저자는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의 도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늘 그래왔듯, 인류가 주어진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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