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국민의힘이 마땅한 총선 후보자를 찾지 못한 일부 지역구를 두고 고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천 방식조차 정하지 못한 '보류 지역'이 63곳에 이르고 있지만 이 가운데 당세가 약한 '험지'의 후보자 배치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노원 갑·을·병 3곳이다. 을에는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고, 갑·병에 신청한 예비후보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지 못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공관위는 선거구 조정으로 병과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노원을에 애초 동작갑 공천을 신청했던 1988년생 김준호(36) 전 의원실 선임비서관을 공천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을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4선을 지낸 대표적 험지다. 노원병의 경우 국민의힘을 탈당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수차례 출마한 지역구다.

김 전 비서관을 노원을 후보로 검토하는 건 보수 진영 청년을 내세워 '86 청산론'의 당위성을 부각하는 한편, 이준석 대표가 출마할 경우에도 '청년 대 청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서을도 아직 후보를 확정 짓지 못했다. 이곳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공천을 신청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아 컷오프됐고, 또 다른 예비후보였던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도 출마를 포기하면서 비어있다.

공관위는 강서을에 박마루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을 배치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이사장은 "비공식적으로 제안은 받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결정을 못 한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당세가 워낙 약해 험지를 넘어 '사지'(死地)로 여겨지는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권의 경우 총 28개 지역구 가운데 14곳에서 아직 공천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 중에는 아예 공천 신청이 없는 곳도 10곳이나 된다.

호남권은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를 찾기도 어려운데 그렇다고 공천을 안하자니 '호남 포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국민의힘으로선 총선마다 고민 대상이다.

국민의힘 텃밭 중 공천 보류로 남은 지역구는 공천 잡음의 '뇌관'으로 지목돼 공관위나 당 지도부가 골치 아픈 곳들이다.

대구·경북(TK)에서 대구 동구갑(류성걸 의원)과 북구갑(양금희 의원), 달서갑(홍석준 의원), 경북 구미을(김영식 의원) 등이 보류 지역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지도부가 텃밭 공천 결과를 발표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바람에 결정이 늦어진다는 해석도 있다.

서울 강남갑·을·병 3개 지역구와 서초을도 아직 공천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공관위는 TK와 강남권의 일부 지역구에서 추가로 후보를 추천받는 '국민 추천제'를 통해 참신하고 화제가 되는 인물을 전략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전날 "어느 지역구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국민 추천제'도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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