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신임 주호주대사. [사진=연합뉴스]
이종섭 신임 주호주대사.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한내국 기자] 채상병 사망사고 관련 핵심 피의자로 지목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방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부임을 두고 민주당이 공세를 강화하자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면서 총선판에 이 문제가 서서히 중심부를 향하고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은 이 내정자가 출국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외통위원들이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면서 신경전이 커지고 있는 것.

14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 경위를 살펴보기 위한 전체회의 소집을 국민의힘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입장문에서 "오늘 긴급 외통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선거운동을 이유로 거부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대범죄 피의자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사로 임명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고 외교적 망신이자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방국인 호주와 외교 문제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이 전 장관 관련 특검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 전 장관 또한 사퇴하고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강선우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호주 언론이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부임을 ‘수사 중 입국’, ‘출국금지 취소 로비 성공’이라고 상세히 보도하며 ‘양국 관계에 어려움을 야기할 가능성’을 지적했다"면서 "외교부 직원들이 사용하는 익명 게시판에서조차 “도망간 놈”, “실무직원은 무슨 죄”라는 한탄이 나오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나라 망신 그만 시키고 지금이라도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대사 임명을 취소하고 이 전 장관 또한 조속히 귀국해 공수처 수사를 받으라"며 "‘순직 해병 수사 외압’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횡포는 국제사회의 조롱과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은 출국금지가 돼 있는 이 전 장관이 호주로 출국한 과정 전반을 밝히는 목적의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 출국을 규탄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왼쪽)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 출국을 규탄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왼쪽)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선거에 악용하려고 도피했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도주라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반박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도피 프레임으로 자꾸 이야기하는데, 이 전 장관은 언제든 출석 요구를 하면 출석해서 조사받겠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외공관장이 수사기관 조사를 안 받고 버티거나 도피한 사례가 없지 않나"라며 "근무지만 해외이지, 공직자가 도주·도피가 되는 상황인가"라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 수사를 진행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조사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출국금지를 하고, 조사도 안 하고 출국금지 연장을 해왔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 '이 대사의 임명 철회' 요구까지 나오는 것을 두고는 "개인적 의견이지, 공론화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윤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 구도와 관련해 "국회를 방탄에 이용하는, 입법 폭주로 의회 정치를 붕괴시킨 것에 대한 책임론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거야 심판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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