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내신 4, 5등급 이하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에 수시로 합격하기 쉽지 않다.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으로 대표되는 학업역량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에 수시 지원할 때 논술전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많은데 수능과 논술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 좋은 결과를 내기가 어렵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 교과/약술형 논술이다. 문제 유형이 생소하지 않고 난도가 높지 않아서 일반 수험생들이 접근하기 쉽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는 상명대 등 교과/약술형 논술을 신설하는 대학이 있어 문이 넓어졌다. 진학사와 2025학년도 대입에서 어떤 대학들이 교과/약술형 논술로 선발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확인해 보자.

▲ 교과/약술형 논술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비할까?

교과/약술형 논술은 기존의 언어논술이나 수리논술과 여러 차이가 있다. 먼저 문제 유형이 학교 정기고사나 수능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EBS 수능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문제들이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논술 준비에 대한 부담이 적다.

기존 언어논술의 경우 답안 분량이 1000자 이상인 경우가 많으나, 교과/약술형 논술의 국어 문항은 고등학교에서 치르는 정기고사의 주관식 문항처럼 단답형, 단문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다소 긴 서술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500자 이내의 분량에 머무른다. 수학 문항의 경우에는 수리논술과 그 유형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으나, 보통 수학 I과 수학 II를 범위로 해 그 범위가 좁고, 수능이나 정기고사 문항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정답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풀이 과정을 함께 서술해야 하지만, 수능 등을 대비하며 문제 풀이 과정을 꼼꼼히 정리하며 푸는 습관을 갖춘다면 크게 까다롭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교과/약술형 논술은 국어, 수학 문항 비율에 차이가 있을 뿐 지원 학과와 관계없이 국어, 수학 모두 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올해 논술을 신설하는 상명대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 8문항, 수학 2문항을 출제하고 자연계열은 국어 2문항, 수학 8문항을 출제한다. 일반적으로는 수학 문항의 변별력이 더 큰 편이다. 대학에 따라 고사시간의 차이는 있으나, 60분에서 90분의 상대적으로 짧은 시험 시간 동안 변별력이 큰 수학 문항을 먼저 해결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교과/약술형 논술의 문항은 난도가 낮은 편이지만, 만점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천대학교가 발표한 2023학년도 수시모집 입시 결과를 보면 자유전공학부, 심리학과, 경영학부 등은 총 15문항 중 12문제 이상을 맞혀야 합격할 수 있었으나, 회계세무학전공, 유아교육학과, 패션산업학과 등은 9문제를 맞혀도 합격할 수 있었다. 처음 모의논술 문항 등을 풀이하며 생각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해도 일주일에 1~2개의 기출고사와 모의고사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된다.

▲ 2025학년도 실시하는 대학은?

2025학년도 교과/약술형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전년도 9개 대학에서 11개 대학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교과/약술형 논술을 실시하던 서경대가 이 전형을 폐지하지만 논술전형을 신설하는 대학 중 상명대가 교과/약술형 논술을 예고했고 신한대와 을지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발 대학이 늘어나며 선발 인원 역시 증가함에 따라 교과/약술형 논술은 교과(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효과적인 창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수능 위주의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수시 지원에서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보는 대학에 지원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본인의 기대치보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온 경우에는 논술 고사 응시를 포기하고 정시 지원에 집중하고 반면에 수능 성적이 본인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에는 논술 고사를 응시하는 것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교과/약술형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EBS연계교재 위주로 수능 국어, 수학을 충실하게 학습하는 것이 좋다”며 “시간 관리가 중요한 시험이므로 사교육보다는 시간을 재며 모의고사와 기출고사를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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