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한 누각으로 들어갔다. 연암 박지원이 18~19세 시절이었다. 마치 관청 건물이나 절간의 대웅전 같았다. 좌우에 비단으로 덮은 상자와 서가가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 가운데 화병에 꽂힌 채 지붕에 닿을 만한 푸른빛의 새 깃털을 보았다. 공작이었다. 훗날 연암은 생계형 관직에 나가 1791년 경상도 안의 현감으로 부임했다. 연암은 그곳의 아름다운 산수에 무척 만족해했다. 이때의 일을 아들 박종채는 『과정록』에서 이렇게 적었다.“관아 한 곳에는 2층으로 된 창고가 있었는데, 황폐하여 퇴락한지 이미 오래됐다. 연못을 파고 아래
“아침에 일어나니 푸른 나무 그늘이 드리운 뜨락에서 새들이 찍찍 짹짹 울고 있더이다. 나는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이렇게 외쳤지요. 이것이야말로 ‘날아가고 날아온다’라는 글자요, 서로 울고 서로 화답한다’는 글이다. 오색 빛깔을 문자라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나은 문장은 없겠지요. 오늘 나는 글을 읽었습니다.” 재발견은 성숙이다. 어른이 되어 초등학교를 다시 가본 적이 있는지? 까마득하게 보였던 운동장이 왠지 작아 보인다. 연암 박지원 글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의 재발견, 사물의 재발견, 자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