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을 쓰는 순간, 점수는 1-0, 2아웃 상황에, 기대했던 적시타가 아니라, 짧은 땅볼로 이닝이 끝나 버린다. 현장의 탄식이 텔레비전 모니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오늘도 야구를 보고 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장면이 떠오르고, 어떤 감정이 생기는지 궁금하다.어쩌다가 한 팀의 팬이 됐는지 (아니, 어쩌다가 이 팀의 팬이 되어 고통스러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지) 기억을 헤집어 본다.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던 팀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어느 팀의 왕조 시절을 이끌던, 유명한 감독이 등장하면서 호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각급 기관장들에게는 소위 인사권이 있다. 함께 일할 참모진을 조직, 임명하는 권한이다. 대단한 것 같지만 매우 힘들고 조심스러운 권한이다. 사람 알아보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현대의 리더십은 왕조시대에 비해 훨씬 더 팀워크가 중요해졌다.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아니라. 협치(協治)에 가깝기 때문이다. 흔히 ‘하고 싶다고’ 나서는 사람보다 ‘못하겠다’고 도망가는 사람을 간청해 임명하는 게 안전하다고 전해온다. 그래서 훌륭한 참모를 구하려면 소위 ‘삼고초려’를 해야 된다는 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정치인들이 우리 앞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누가 더 많은 득표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에서 가열되는 선거 양상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더 좋은 공약으로 우리 지역을 잘 살게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떠한지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며 그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너무 자세히 살피다 보면 더 선택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그들의 지워지지 않
“몰입의 시간을 파는” 은유림에 갔다.올해 2월 어은동에 공식 오픈한 따끈따끈한 이 신상 서점엔 ‘한 칸 서점’이 있다. 마치 어떤 쇼의 ‘코너 속의 코너’처럼, ‘서점 안에 또 서점’이라니 궁금했다.한 칸 서점은 서점의 큰 책장의 한 칸을 대여해서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보는 아주 작은 서점이다.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나의 서점’을 꿈꾸지 않나. 이 로망을 실현해 준 것이 은유림의 ‘한 칸 서점’이다.일본 도쿄엔 헌책방이 몰려 있는 진보초 지역이 있는데, 여기에서 시작된 ‘공유형 서점’이 한 칸 서점의 원조쯤
4년마다 한 번씩 치르는 정치 행사로 총선거가 있다. 특별히 2024년은 지구촌 여러 나라(약 40개국)에서 대통령을 뽑는 대선(大選)과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總選)이 있다. 연초 타이완의 총통선거부터 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계속 이어질 판이다.2024년 4월 10일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거 일이다. 축제로 치러야 하는데 거의 난장판 같다. 인간사에서 볼 수 있는 누추한 모습은 거의 다 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어떤 때는 자녀들이 볼까 봐 조마조마할 정도로 막무가내
“타인에 대한 부정보다는 긍정의 말하기를 추구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하자”필자가 산행을 다니며 우연히 지리산 화엄사를 방문한 뒤 기억에 남는 모습이 있다. 대웅전을 향해 곧게 나 있는 중앙 통로에 석불상 세 분이 일렬로 섰는데 두 손으로 한 분은 두 눈을 가리고, 다른 한 분은 두 귀를 가렸으며 또 한 분은 입을 가렸다.석불상 아래의 안내문을 보니 남의 허물을 보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험담을 듣지 않으려 하며, 타인을 비난하지 않으려는 서원(誓願: 보살이나 불도가 되려고 맹세하는 일을 말함)이 주는 가르침을
최근 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환경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인데, 단순히 실천을 뛰어넘어 소비하지 않는 것을 공개하는 형태로 트렌드가 되고 있다.단순히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소비에 있어서 가치 중심적인 변화를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나의 소비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절약하고, 이러한 방법들은 그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컵, 비닐봉지 대신 실
모르는 사람들을 만났다. 갈마동에 있는 카페이자 바, 책도 읽고 축구도 같이하는, 그래서 ‘복합적인’ 모임공간을 추구하는 눕시(NUPTSE)에 갔다.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성심당의 도시, 대전이 만들어진 이유』를 같이 읽은 사람들이 날 초대했기 때문이다.‘어그로 끄는 제목은 어떻게 지었는지’, ‘진짜 대전을 노잼이라고 생각하는지’ 얘기 나누는 와중에 가장 ‘핫’했던 화제는 ‘대전에서 발견한 나만의 장소는 어디인가’였다. 가장 먼저 답해야 했던 난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 했다.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만 알려준다며, 대전에서 가
서양 사람들은 유머를 좋아하고 즐긴다. 특히 심각할 수 있는 정치계에서 한 번씩 폭소를 터뜨리는 유머나 조크가 애용된다. 선거 때 라이벌을 대하는 유머들로 인해 즐거운 축제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선거를 싸움터로 보는 대신 축제(잔치 행사)로 보는 것 같다. 곳곳에 유머가 있어 웃기기도 하며 웃음을 즐긴다. 이런 유머도 있다. 미국에서 시가 총액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 Microsoft와 Apple(사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는 Bill Gates(Bill은 청구서요 Gates는 대문이란 뜻이다.)이고 애플 창업자는 St
축제(祝祭)란 축하하여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다. 즉, 축제는 특정한 날을 기해 신성한 존재에게 다양한 소망을 기원하는 제의적 성격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유희를 즐기는 놀이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축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행해지는 특별한 활동으로 그 목적은 삶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있다.축제는 지역사회를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시키는 기능이 있으며, 개최지역에 집중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에 다녀왔다. 화천산천어 축제는 2011년 미국 CNN이 선정한 겨울
매일같이 들려오는 사건 사고의 뉴스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이 많이 담겨 있다. 더욱이 사건 사고에 대한 이야기들은 언제든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서 더 신경이 쓰이게 된다.정말 우연치 않게 벌어지는 그런 일들이 내 주변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예고 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심각해지고 있는 소년 범죄에 대한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소년 범죄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리고 예방하거나 단속하지 못
지방이 소멸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아닌 줄은 알지만, 정말 내가 사는 이 지역이 소멸할 것만 같다. 두 가지 측면에서 지방은 사라지고 있다, 인재와 경제적 생산량의 측면에서, 그리고 문화적인 면에서.지방도시의 문화가 사라지는 건 일자리와 경제적 여건이 안좋아지고 축소되는 것보다 더 은밀하고 빠르다. 서울이 가진 문화적 위세는 이제 너무 강력해서 ‘천년고도’나 ‘맛과 멋의 예향’ 이런 걸로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모든 도시는 각기 아름다움과 즐길 거리를 여러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있고, 개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도시에 대
에는 많은 관용구와 사자성어들이 나온다. 새옹지마(塞翁之馬)나 토사구팽(兎死狗烹),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 등이 익히 들어본 성어들이다. 월나라 구천은 오나라를 멸망시킨 기세를 모아 제후들을 모이게 했다. 주나라 왕실에서 그를 천하의 패자(覇者)로 인정 했고 이제 越나라는 吳나라를 대신하여 춘추시대의 패자가 된 것이다. 범여는 구천을 도와 22년 만에 라이벌인 吳나라를 멸망시켰다. 그 후 구천은 범여에게 상장군이란 가장 높은 벼슬을 내렸지만 범여는 그 벼슬 받으려 하지 않았다. (이제 끝을 아는 왕
지난 2005년 7월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연구개발특구법’)이 시행 중이다.이 법은 연구개발특구를 육성함으로써 해당 지역에 있는 대학 및 연구소와 기업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상호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의 창출과 함께 연구개발 성과의 확산과 사업화 촉진을 통해 국가 기술의 혁신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 따라 지정된 대덕특구는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의 15%가 투입되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뒤로 하고 2024년 갑진년의 새해가 밝았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 한 해였고, 우리는 어렵고 힘들었던 날을 뒤로하고 새로운 날을 기대한다. 새해를 맞아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성공과 대박의 기운 등이 함께 한다는 진심 어린 인사를 서로 나눈다. 그러면서 문득 우리에게 무(無)탈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각자 무(無)탈은 탈이 없기를 바라는 뜻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에게 꽤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모두가 탈없이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지난 11월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일당의 군사반란을 소재로 하고 있다.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그날의 일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재조명하는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 여기저기 답답하다는 소감이 가득하다. 필자 역시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많은 생각을 하였다.올겨울은 북극에서 내려오는 한기로 눈도 많이 오고 무섭게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울의 봄을 관람한 후 답답한 마음을 달랠 여유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학업과 업무 그리고 구성원들의 일상도 바꾸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나 디지털에 숙명을 바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그래서 남들과 소통하기 위해 디지털의 언어를 알아야 하고 정보를 알기 위해 콘텐츠를 뒤져야 한다. 잠을 자는 시간에도 편히 잠을 잘 수 없고 깨어있어도 디지털 디바이스가 없으면 불안하다. 디지털은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잠시 잠깐이라도 그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은 심리적 불안감을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
거리의 흉물이 된 정당 현수막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인은 물론 총선에 출마의 뜻을 가진 신인 정치 지망생까지 자신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거니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환경 훼손 문제로 빠른 대체 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많은 국가 예산이 낭비될 것이다.지난해 말 옥외광고물법이 바뀌면서 정당마다 경쟁하듯 내건 현수막 때문에 시민의 피로감은 인내심이 한계를 넘었다.차량과 보행자 이동이 잦은 주요 교차로는 물론이고 아파트 단지, 초등학교 정문 앞까지 정당 간 서로 비방하는 저질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교육적으로도 문제이며 환
설교나 강의는 스토리를 통해 전달될 때가 효과적이다. 논리를 전개하여 연역법이나 귀납법(삼단논법)으로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이때는 주로 논리를 통해 머리에서 머리로 전달하니까 이해는 되지만 공감이 어렵다. 그러나 적당한 스토리를 제시하면서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설명하게 되면 머리로 이해되면서(‘옳다’는 생각) 가슴으로도 이해가 되니까(‘좋다’는 느낌)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이 되고, 일체감 속에서 행동으로의 결심(결단)까지 이르게 된다.이렇게 하여 지(知), 정(情), 의(意)가 전인격적으로 움직이게 되니, 옳고, 좋고, 몸도 움
대전예술고등학교가 일반고로 전환한 지 3년이 되었다. 특수목적고이자 사립고등학교였던 대전예술고등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무상교육의 대상이 된 것이다.고등학교 무상교육은 2019년 2학기 3학년을 시작으로, 2020년 2·3학년, 2021년부터 전학년으로 실현되었다.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를 제외한 일반고에서는 정규 수업 과정에서 수익자 부담금은 없게 된 것이다. 이는 초ㆍ중ㆍ고 교육의 공공성 강화 및 국민의 교육권 보장, 학생ㆍ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시켰고, 대전예술고등학교 또한 교육비 부담이 경감되었다. 교육비 경감은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