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국민의힘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경선 관문의 문턱에서 '메시지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윤 측의 정치적 셈법을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이 옹호 논란을 일으키면서 반려견 사과 파동으로 이어지자 여야는 물론 당 안팎의 정치적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신인 윤 전 총장의 노림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윤 전 총장의 목표는 본선행이고 이후 문제는 본선확정 이후에 세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원과 일반인 선거인단의 투표비율이 각각 50%씩 반영되는 여론조사로 확정된 만큼 표차이가 없는 일반인 투표율보다는 보수 당원 표심을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이번 전두환 발언도 이같은 맥락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보수당원을 자극해 정권교체 문제를 자극해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두환 발언 옹호 논란은 그동안 공들여 온 당의 호남구애전략에 찬물을 끼얹은데다 경쟁 후보들은 물론 호남과 여당까지 아우르는 비판공세가 커지면서 정치 초년생의 전략실수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물론 당내 경쟁 주자들도 '불안한 후보' 이미지를 부각하며 판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제2의 전두환을 원하나"(유승민), "히틀러도 찬양하나"(홍준표) 등의 당내 공세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전략실수는 무엇보다 '반려견 SNS' 게시물이 결정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누군가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주는 사진을 촬영한 것인데, 같은 날 윤 전 총장의 사과와 맞물려 '국민을 개 취급한 것인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반려견 동공에 윤 전 총장 부부 모습이 비친다는 주장, 해시태그에 전라도·도민 비하 용어가 쓰였다는 의혹과 맞물려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이 양산됐다.

캠프 측은 SNS 담당 실무진의 판단 착오라며 사과하고 계정을 폐쇄했다. 윤 전 총장도 즉각 본인의 불찰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미지 타격의 영향은 상상외로 커진 느낌이다.

당내에서도 윤 전 총장의 리스크 중 하나인 '준비 부족'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대선 본선진출을 위한 의도된 전략으로 기획 것이라면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윤 전 총장의 전략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이번 발언이 국민감정까지 건드리면서 파장이 커지자 국민의힘으로 부담이 옮겨지면서 당의 역할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이준석 당대표도 처음에는 두둔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올바르지 않은 방식이라며 비판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후보의 준비부족을 지적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측은 내달 초 광주를 찾아  5·18묘역을 참배하고 시민들과 대면해 진실한 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영향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