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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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인종차별, 난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테러 등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경향은 국가와 문화권을 막론하고 갈수록 심해진다. 최근 한국에서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정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차별금지법 제정의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선거에서 '혐오 선동'은 지지층 결집 전략으로 쓰이기도 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이처럼 현대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원에 자리한 '타자의 상처'를 함께 사유하자고 제안한다. 타자와 어떻게 공존하고, 타자를 어떻게 맞이하며, 우리에게 타자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타자철학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단순히 한 가지 문제에 국한된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시대 철학의 근간이 되는 현대사상 전반에 관해 살핀다. 저자는 이에 관해 연구하고 약 10년에 걸친 강의를 통해 생각을 가다듬으며 책으로 펴내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책은 후설과 하이데거, 사르트르, 들뢰즈 등 철학자 8명의 현대 사상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주요 저작과 개념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유아론을 넘어서 타자와 공동체를 이루는 문제, 존재함과 타자의 문제 등 타자 문제로 들어가는 여러 갈래의 길을 소개하면서 '타자'와 '만남'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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