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형 에어컨의 기기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윤근호 기자)
창문형 에어컨의 기기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윗집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쓰고 있는데 소음이 심해 관리실에 올해만 3번 전화했다. 또 바람이 아파트 방향으로 불 때는 가끔 에어컨 열기가 실내로 타고 들어오기도 해서 고통스럽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창문형 에어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고질적인 단점인 기기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창문형 에어컨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실내기와 실외기가 합쳐진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에어컨 설치에 비해 드는 공임비 등 추가 지출이 없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에어컨 본체를 실내에 들여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공동주택의 창밖으로 배출되는 소음과 열기가 이웃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구축 건물이 많은 복도식 아파트는 에어컨 관련 설비가 방마다 각각 갖춰져 있지 않아 아파트의 구조나 비용 절약을 위해 부득이하게 복도와 인접한 방에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게 돼 소음과 열기가 고스란히 복도에 방출된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윤근호 기자)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윤근호 기자)

5일 대전 서구 소재 복도식 아파트에서도 이웃의 창문형 에어컨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 아파트 주민 박모(72)씨는 에어컨 열기와 소음이 늦은 밤에서 새벽까지 이어져 창문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모 씨는 “옆집에서 재작년 여름부터 창문형 에어컨을 사용했다. 우리 집은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여는 생활을 하는데 옆집 에어컨 소음이 너무 심해 창문을 열 수가 없다”며 “또 복도를 지날 때 열기가 온몸을 감싸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사실 거기서도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속만 썩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같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주민이 많다고 알고 있다. 가끔 소음 관련 민원이 들어와서 관련법을 살펴봤지만 열기에 대한 규정만 있고 소음 관련 규정은 없어 이에 관해 해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창문형 에어컨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명확히 해결할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 중구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종종 들어오지만 분쟁에 대한 조정만 권고하고 있지 철거 등 강제로 집행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 중소기업의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5% 상승했다. 이에 대기업까지 저소음 제품을 내세워 시장에 뛰어들며 개선된 에어컨이 현재 발생하는 이웃 간 소음 관련 분쟁에 도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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