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영/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소장·관광학 박사
박근영/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소장·관광학 박사

여행이란 자아실현의 욕구로 자신이 꿈꾸던 곳을 찾아가는 것으로 일상 생활권을 벗어나 다른 환경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관광은 그 모든 것에서 대중을 벗어나게 하는 일종의 현대적 의례로 정상적인 도구적 생활과 생계활동으로부터의 이탈이며 정신적, 표현적, 문화적 욕구들을 전면으로 부각시켜 사람들을 몰입시킨다.

즉,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떠나 다양한 교통편으로 이동해 리미널리티(liminality; 역치성, 문지방이란 한계)를 넘어 리미노이드(liminoid)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통과의례를 거쳐 관광 목적지에 도달한다. 리미널리티는 한마디로 인간 사회의 여러 규모에 대하여 변화를 설명하고자 하는 패러다임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항상 스트레스와 답답한 도시생활을 벗어나고자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휴식의 자유를 느끼거나 색다른 자연환경과 이국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관광지는 힐링, 자유로움, 편안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가부장적인 제도와 관습으로 억압하는 곳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없다. 그러한 관광지는 호기심으로 한번은 방문하지만, 재방문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대사회의 많은 놀이문화는 리미노이드와 일반적으로 관계가 있다. 이 놀이적인 리미노이드한 경험은 관광객 스스로에게 재미를 제공한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상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행복이 절정 단계에 도달했을 때 인간은 리미노이드한 감정 상태에 몰입된다. 집을 떠나 여행하는 시간, 직장을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시간 등이다.

리미노이드의 개념은 영국의 문화사회인류학자인 빅터 터너(Victor W. Turner)가 개발한 용어로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상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서 행복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의 감정 상태라고 했다. 또한 신성한 순간을 리미널리티 단계라 하고, 리미널리티는 문지방을 의미하는 리멘(limen)에서 파생했으며, 문지방에 서 있는 것은 평소에는 금기로 여겨지는 공간과 행위의 존재를 상징한다.

그러나 리미널리티 단계는 극도의 흥분, 위험성, 일탈성 등이 가능하고, 영원하거나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끝나는 비일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신성한 단계로 간주된다. 이 단계에 머물러있는 모임이나 공간을 코뮤니타스(communitas)로 라틴어의 공동체라는 뜻이다.

코뮤니타스는 커뮤니티(community)와 동일한 어원으로 커뮤니티는 지역적, 공간적 의미만을 규정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문화사회인류학자인 빅터 터너에 의하면 사회는 하나의 사실보다는 하나의 과정이며, 신성하고 평안한 순간에 머물러 있는 것을 리미널리티 단계라고 했다.

코뮤니타스 사회는 정형화되고 구조화된 체제와 대립된 상태로 정의했다. 이러한 사회상태란 의례수행과 신분질서에 종속되지 않는 사회참여 방식으로 자유, 평등, 동질성, 동료애 등으로 나타난다. 그는 커뮤니타스 상황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 평상시에 입어볼 수 없는 옷을 입거나, 요란한 화장을 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는 것,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사람이 여행지에서 술이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또한 일종의 리미노이드 경험으로 관객과 참가자를 사회규범 밖의 중간 장소에 두는 선택적인 여가활동으로 스포츠 경기는 팬들 사이에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집단정신을 강조한다. 축구, 체조, 야구, 수영 등의 경기는 모두 리미노이드 자격을 갖추고 일정에 따른다. 따라서 순환적이고 예측가능한 경기로 리미널한 성질을 갖는다.

오늘날 모든 관광의 매력성은 문화적 체험이고 관광객에 대해 모든 인간의 감각은 선택적이며, 문화적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문화적 조건은 인간행동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에 없던 자유를 주었고 리미노이드한 경험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리미노이드는 일상생활의 탈출, 일상에서의 변화, 자유로움을 의미하고, 관광목적지로의 이동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자유의 경험효과를 의미한다. 따라서 리미노이드는 일탈과 자유로운 평형상태의 관광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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