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대전삼천초등학교 돌봄전담사
박소연/대전삼천초등학교 돌봄전담사

지난 8월에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2020년 2월에 가려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여 취소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던 날에 인도네시아 발리 해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미룰 수 없었다.

나는 사전에 우붓[Ubud], 누사두아[Nusa Dua], 꾸따[Kuta], 울루와뜨[Uluwatu] 4개 지역의 호텔만 예약하고 출발했다. 관광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관광보다 호텔에서 주최하는 체험이나 수영을 즐겼다. 60세가 넘은 부모님도 휴양을 선호했다. 관광은 이틀에 한두 곳이면 족했다.

발리의 덴파사르 공항에 밤 12시쯤 도착해 1시간 정도 걸려 우붓에 있는 호텔로 갔다. 호텔 건물에 다다랐더니 보안요원이 차를 세웠다. 한 명은 차량 내부를 살피고, 다른 한 명은 금속탐지기로 승용차 밑바닥부터 트렁크까지 샅샅이 검색했다.

다른 지역의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호텔 순회 차량은 예약자를 일일이 대조했다. 2002년에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많은 사상자가 생긴 이후로 규모가 큰 호텔에서는 보안 검색을 철저하게 한다고 했다.

아울러, 숙박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편의 도모도 잊지 못한다. 그 중에 호텔을 예약하며 알게 된 A매니저는 편의시설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미리 알려주고 예약해 주었다. M회사 계열의 호텔만 10년 이상 이용했기에 이런 서비스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는 매일 Whatsapp이라는 메신저 앱으로 불편함이 없는지 연락했다. 공연 보러 가는 셔틀버스를 놓치자 호텔 컨시어지팀 차량을 타도록 배려했다. 다른 호텔로 옮겼을 때에도, 한국에 도착했을 때에도 안부 문자를 보내줬다. 나는 발리여행을 계획하는 지인들에게 그 매니저를 소개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다 보면 순간순간 남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나도 다른 나라 사람을 대할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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