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

[충남일보 성기욱 기자]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이 한 말이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며 남긴 역사적인 발자국은 지구 이외의 천체에 인류가 처음으로 남긴 위대한 흔적이었다.

이는 과학 문명 발달에 커다란 기폭제가 되었고, 현재 우주는 민간 우주기업 간 기술 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사업의 일환으로 초소형위성 48대를 발사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우주기상의 영향으로 38대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고 추락했고, 스페이스X는 약 5,000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됐다.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지자기 교란으로 불리는 우주의 기상현상으로 인해 전리권의 대기 밀도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면서, 위성체가 처음 계획한 고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면서 우주기상이 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강력한 폭풍우, 태풍이 비바람을 몰아치듯 우주에서도 태양 폭풍이라는 태양 표면의 폭발 현상으로 인해 고에너지 입자를 동반한 강력한 태양풍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위성체의 기기적 손상을 가져오며, 전리권이라 불리는 지구 상층대기에 영향을 미쳐 통신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태양 폭풍의 강도가 극심할 경우, 변압기 손실이나 파손 등 지상 전력공급 시스템의 장애를 일으켜 우리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양 폭풍 등 위험한 우주기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확한 우주기상 정보의 생산과 활용은 필수적이다.

특히 위성체의 무게, 운영 방식, 고도 등에 따라 우주 환경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우주기상 정보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우주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경제적 손실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우주기상 예보와 특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9년부터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기상 탑재체를 장착한 천리안 기상위성을 활용해 정지궤도 고도의 우주 환경을 감시하고, 인공위성의 운용, 극항로 항공 기상, 전리권 기상 등에 관한 우주기상 정보를 생산해 관계 기관과 산업체, 항공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우주개발은 민간 기업의 우주개발 프로젝트 상용화가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수의 초소형위성망 구축을 통한 통신과 항법은 핵심 산업 분야로 부상하고 있어, 이를 위해 필요한 우주기상 정보의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새로운 우주기상 정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 노력의 결실로 올해 10월부터 천리안 기상위성의 우주기상 정보와 인공지능기법을 활용해 개발한 지자기 교란 강도 예측정보를 국가기상위성센터 누리집을 통해 대국민 서비스할 예정이다.

또한 초소형 위성의 주된 활동 영역으로 알려진 전리권에 대한 우주기상 예측정보 생산을 위한 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현재 운영 중인 천리안 기상위성보다 대폭 향상된 성능의 우주기상 탑재체를 국내 기술 개발로 천리안위성 5호에 탑재해 운영할 계획이다.

과거 우주를 향한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은 어느덧 구체적인 의지가 됐고, 우주는 상상의 나래를 현실화하여 펼쳐나가는 공간이 되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기상청도 새로운 세상의 요구에 맞는 정보를 생산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

태양 폭풍 등 위험 우주기상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감시와 더불어, 수요자 맞춤형 예측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상청의 우주기상 정보가 인류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해나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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