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희생 요구를 공식화하며 사실상 배수진을 쳤지만,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는 현 체제를 중심으로 한 총선 채비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최근 주류 희생을 요구한 혁신안을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이를 거부하려면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는 '강수'를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위 조기 해산까지 함께 시사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는 이미 김기현 대표가 즉각 거부했다. 개인 거취 문제는 당 지도부가 의결해 강요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류 희생 요구가 최고위에서 의결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인 위원장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산 수순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 경우 혁신위를 띄우며 전권을 위임했던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모두 거절하면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대로 활동을 종료해서는 안 된다'며 조기 해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혁신위는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4일까지 지도부가 요구를 수용하는지 지켜본 뒤 화상회의 등을 통해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지도부는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과 별개로 '마이웨이'를 걸으며 총선 준비 체제를 가다듬고 있다.

혁신안의 취지나 정신은 존중하지만, 조기 해산이 현실화하더라도 현 지도부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비상대책위 출범 등을 거론하는 의견은 비주류 일각의 목소리 정도로 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지도부는 오히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혁신위와 갈등으로 인한 잡음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총선 준비에 매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도부는 정기국회가 끝나면 현역 컷오프와 인재 영입, 공약 개발 작업 등 총선 준비 작업이 급속도로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르면 이달 중순 출범하는 공천관리위원회는 당무감사 결과와 총선기획단의 평가 지표 등을 넘겨받아 지역구별 '대표선수 선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인재영입위원회의 영입 인사 발표도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영입위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다양한 인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해 '새 얼굴'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일단 컷오프 명단을 바탕으로 해 조만간 이뤄질 개각을 통해 당에 돌아오는 의원 겸직 장관들과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대통령실 참모들, 영입 인재 등을 대상으로 지역구별 '공천 퍼즐 맞추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면 공약 개발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수도권·청년 등 여당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부문부터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지휘하고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이태규 의원, 부의장인 송석준·유경준·최승재 의원 등이 참여하는 공약개발본부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