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재균 진료원장.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재균 진료원장.

요즘 장마철처럼 연일 비가 내리고 북부지방은 눈이 내리고 있다. 외부 활동이 필수적인 직장인들은 미끄러운 빗길, 빙판길을 마주하게 될 텐데 일상에서 많이 이용하는 계단에서 물기에 의한 미끄러짐으로 발목, 손목골절을 당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외부에서 가하는 순간적인 압력인데, 우리의 뼈가 이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거나 깨지는 것이며 골절상을 쉽게 입는 원인이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고 표현하는 골다공증이다.

진료실에서 낙상의 원인을 물어보니 지하주차장계단, 건물 계단 등 빗물에 젖은 신발로 계단을 내려오다가 넘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온도 낮아 눈에 보이지 않게 살짝 얼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넘어지면서 손목부터 발목, 무릎, 엉치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다친 이들이 진료실을 찾는다.

낙상 사고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노인에게 특히 위험하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근력이 약해지고 균형 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지기 때문인데 이때 골다공증이 있으면 경미한 낙상 사고에도 뼈가 골절될 수 있다.

낙상이라 하면 단순히 발을 잘못 디디거나 빙판 등으로 미끄러져서 발생한다고만 알고 있지만 파킨슨병·뇌졸중·관절염 등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이 있거나 이뇨제·안정제·항우울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로 인한 상황판단능력 장애, 시력·청력 장애나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경우 낙상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순간적인 장애나 질환으로 인해 평지에서도 넘어질 수 있으며 평소 같으면 넘어지더라도 본능적으로 팔 등을 이용해 충격을 줄이겠지만, 무방비 상태로 넘어지게 돼 더 많이 다치게 되고 119나 주위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후속적인 조치가 불가능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에 신경계 및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낙상에 따른 골절은 척추·고관절·손목 등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약해지기 쉬운 곳에서 주로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50세 이상에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 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 비율이 17% 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 후 장기적인 요양생활로 인해 근육이 감소되고 보행 능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보행기와 지팡이 같은 보조기구를 사용해야 걸을 수 있으며 이런 장애는 단지 걷기 힘든 것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고관절 골절 후 재활하는 사람이나 파킨슨 병, 뇌졸중으로 인해 균형 감각이 떨어진 사람,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주변에 의지할 수 있는 것을 붙잡고 일어나거나 천천히 일어나야 하며 지팡이나 보행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면 좋다. 

고령자가 있는 집에서는 밤에도 조명을 켜두고 이동하는 곳에 문턱을 없애거나 장애물을 치우는 것이 좋으며 넘어지지 않도록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이동하는 곳곳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하는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골다공증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50세 이상 여성 10명중 3~4명, 50세 이상 남성 10명중 1명이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 골다공증 환자의 10명중 7명, 남성 골다공증 환자 10명중 8명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가 있다.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뼈가 소실되는 것을 막는 골흡수 억제제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형성 촉진제를 사용해 치료하며, 골량 유지와 소실을 억제하기 위해 칼슘 제제와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복용하기도 한다.

낙상사고는 본인의 주의와 노력이 가장 중요한데 평균 수명이 길어지며 고령 인구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어 낙상 사고의 위험성을 알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꾸준한 근력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한 근력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 젊을 때부터 골량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골다공증이 생기더라도 조기발견하고 치료한다면 골절위험을 최고 70%까지 줄일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와 함께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넘어지거나 낙상을 통해 통증이 있다면 빨리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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