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악성민원에 고통받다 숨진 대전 초등교사 추모제 현장. (사진=윤근호 기자)
지난해 악성민원에 고통받다 숨진 대전 초등교사 추모제 현장. (사진=윤근호 기자)

[충남일보 윤근호 기자] 지난해 ‘교권 침해’가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 교사들이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학부모의 학교참여 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학부모의 학교참여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0월 23일까지 초등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반영됐다.

이번 조사에서 학부모와 교사간의 관계 만족도에 대한 인식을 비교했는데, 이를 교사 1489명과 학부모 4806명 각 집단의 평균값으로 비교해 보면 다소 큰 차이가 발견됐다.

서로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를 5점(매우 필요) 척도 기준 학부모는 4.13점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교사는 2.93점으로 3점(보통) 이하로,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또한 교사들은 ‘학부모의 학교 참여 필요성’에 대해 2.69점으로 응답하며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불필요하게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두 집단 간 관계 개선에 대한 방침으로 학부모 2252명(46.86%)은 교사와의 상담 활동을 통해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교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84명(5.64%)만이 상담 활동을 선호했다.

특히 교사들은 학부모와의 소통 등 민원 창구의 별도 마련(57.22%)을 가장 중요한 개선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앞서 단위학교에서는 학부모 민원이 학부모 개인과 교사 개인, 즉 ‘개인 대 개인’의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었다. 다만 지난해 서울서이초, 대전용산초 등에서 악성 민원을 겪던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고, 교사에 대한 교권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 사회적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은 이달 1일부터 교사와 학부모간 직접 민원 응대를 줄이기 위해, 학교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 실시하고 있다. 단위학교에서는 민원대응팀이, 2개 교육지원청은 통합민원팀을 운영중이다.

먼저 학부모의 민원에 대해, 학교장 직속 민원대응팀이 ‘단순민원’ 또는 ‘악성민원’을 구분하고 있다. 협조 등 내용의 단순 민원일 때는 교원 또는 교직원에게 처리를 맡기는 반면, 면담을 요청하거나 악성민원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교장 또는 교감이 교내 별도 창구에서 직접 처리하도록 했다.

만약 단위학교에서 소화가 어려운 민원일 경우, 교육지원청의 통합민원팀과 연계해 대응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에 대해 통합민원팀의 장학관, 장학사, 변호사 등 10명가량의 전문인력이 학교 현장의 민원 대응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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