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섭/주필.
임명섭/주필.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 총선을 앞둔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사법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부터 재판이 진행될수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상적인 당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 당 대표가 지난 19일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의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날 불출석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허가하지 않았는데도 멋대로 법정에 서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에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다며 오전에 불출석했다가 오후에야 늑장 출석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일에 불출석할 경우 강제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일 전까지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 의혹 재판 등 총 3차례의 재판이 예정돼 있어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이 대표의 출석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제 와서 총선을 이유로 재판을 무단으로 불출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재판에 임하는 불성실한 태도가 양형 판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꼬박꼬박 재판에 나가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이다.

국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는 사법 절차로부터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특권 의식이 아닐 수 없다. 이종섭 주호주대사도 고위공직자특별수사처의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는데 저열한 정치 공세를 퍼붓는 것은 말도 안된다.

당대표의 활동이든 4·10 총선 유세든 법 앞에선 모두가 하나의 자연인일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재판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어 국민들의 비판이 높다. 사법조차 가벼이 여기는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사법부가 단호히 대처하기 바란다. 신속 공정한 재판은 국민들에게 마땅히 제공해야 할 사법부의 공공서비스다. 그런 엄중한 서비스를 독점했다고 해서 차일피일하는 재판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의사의 힌색 가운이나 판사의 법복이 주는 권위나 명예는 국민들이 준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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